영원한 것은 없다. 특히 인간은 더욱 그렇다. 어딘가 끝이 정해진 삶이라는 시간 속을 우리는 산다. 그렇다면 정말 이 짧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이러나저러나 시간은 흐른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148~149p 인용)세상에는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이 허다하고 어떤 건 아예 마음에 문제가 아닌 일이 더 많다. 내가 마주한 세상은 힘들고, 그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는 어렵다. 또한 흐르는 강물처럼 기다림과 떠남의 과정까지 모두 내가 감당해야 한다. 이 세상은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고, 위험과 시련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고통은 축복과 은혜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한 치 앞을 모르는 나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사라지지 않으려고 오늘도 이렇게 살아간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순간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역사적으로 국가는 항상 태아의 생명권만 존중해왔다. 2004헌바81 헌법재판소 판결 중, '태아는 생명권을 가진 주체이다'라며 착상 전의 배아를 제외하고는 생명권을 인정하고 있다. 2017년에도 임신 중지 합법화 시위는 계속되었지만, 기독교와 남성 위주의 일부 단체에서는 낙태죄 유지를 주장했다. 그리고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 (단순 위헌 3인, 헌법불합치 4인, 합헌 2인)여성과 태어나지 않은 태아가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모순적이며, 임신 중지는 여성이 여성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이다. <턴어웨이>에서는 불확실한 미래로 꿈을 미루지 말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여성의 결정권과 생명권보다 세포인 태아의 생명권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신체는 물질화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대리모나 낙태죄를 생각한다면 여성의 자궁은 신체 일부로서 물질화되고 있다. 이는 여성을 인간이 아닌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재화로 보기 때문이다. 이 자체로 여성은 자신의 신체 일부에 대한 권리마저 남에게 빼앗긴다. 과연 이건 진짜 나의 몸인 것일까? 세계의 여성들은 점점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 (Youtube 혼삶비결 참고)임신 중지에 대한 반대는 발전하고 있는 여성 인권을 후퇴하게 만든다. 임신 중지에 대한 문제들이 더 성숙하게 다루어지고 더이상 여성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쓸 수 없게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고 행동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행동해야 한다. 세상은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행동하고 연대하는 여성들로부터.
꿈은 곧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닌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스스로 꿈꾸는 삶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74p 인용)<그럼에도 여전히 음악을 합니다>를 읽으면서 무언가에 대한 처음 사랑을 잊어가며 무기력에 빠져 방황하던 과거를 떠올렸다. 정말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수 있을까.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가 쳐 놓은 마음의 덫에 빠지는 일이 많았다.살다 보면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어느 순간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작정 이 길이 맞다고 생각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정작 나 자신은 돌아보지 못해서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길 잃은 내 인생은 오답이 아닌, 남들과는 다른 답이다.또한 꼭 쥐고 있으려고 노력해도 내 손안의 믿음이 빠져나가는 그런 버거운 순간이 있을 것이다. 현실이 너무 어두워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지금 이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스스로를 믿고 기다리면 그 기다림의 끝에 찬란한 순간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살아갈 날들은 늘 밝게 빛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미스터리와 추리 장르라고 하면 일본의 문학을 떠올린다. 나 또한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면서도 주로 미국이나 일본 문학 위주의 편독을 했다. 현실과는 다르게 이상적인 외국의 미스터리 장르를 기대했고, 보다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느낌의 한국 미스터리는 취향이 아니라며 흐린 눈으로 외면했다. 또한 이런 정기 구독 출간물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계간 미스터리>가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서 한국 미스터리와 추리 문학이 더욱 폭넓게 성장했으면 한다. <계간 미스터리 2021년 겨울호>의 특집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온 여성 작가들과 캐릭터에 대한 응원으로 시작한다. 편집부의 글을 읽으며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려졌던 여성 캐릭터에 대한 나의 편협한 시각과 남성 우월주의 위주로 이루어졌던 과거의 미스터리와 추리 문학에 대한 흐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여성들은 자신을 버리고 삶을 갈아 넣으며 남성의 삶을 위해 살아왔다. 문학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우리의 현실이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미스터리 문학이 나오기를 바란다. 나 또한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온 여성 작가들과 캐릭터들에게 응원과 연대를 보낸다.
7살 소녀 리나의 시선으로 그려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담은 <필리스트>는 마치 전설을 담은 동화책 같은 느낌이라 최근 읽은 어떤 책보다 쉽게 읽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종교 때문에 다투고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로 인해 팔레스타인은 억압받고 있으며, 종교나 영토 분쟁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모든 것이 불균형한 상태에서는 중립이 될 수 없다. 충돌과 다툼이라고 표현하기도 부적합한 이 현실은 사실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에 가깝다. 평화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먼 곳에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가 많이 알려져서 팔레스타인의 아픔에 동참하며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이 땅에 평화를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