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간 건축 - 인문학으로 다시보는 공간
양용기 지음 / 크레파스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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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출발점도 도달점도 사람이다." 건축계에서 최고의 영예로운 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말이다. 건축이 사람을 향할 때, 그리고 사람이 건축을 향할 때, 건축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21세기에 들어서 건축과 사람, 공간에 대한 개념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건축은 삶 속에서 사람과 공간 사이의 상호 작용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건축에는 산업과 예술이 결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관에 속하는 주변 풍경과 시설의 기능적인 부분 또한 결합되어 있다. 분명 높게 쌓아 올려 웅장하고 멋진 건물도 의미 있지만, 건축의 가장 근본은 공존이다.

건축은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스케일이 큰 만큼, 폐기물의 양 또한 엄청나다. 특히 새로운 건축물을 짓거나 낡은 건축물을 없앨 때 생기는 폐기물은 재활용이 힘들고, 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더욱더 큰 문제가 된다. 주변의 많은 것들을 인간의 편의에 맞추고 건축을 할수록 지구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보금자리를 책임지는 건축에서 비용과 효율만 따지는 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지구는 인간이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인간에게는 지구가 필요하다. 지구가 번영할 때 인간도 번영했고, 지구가 흔들릴 때 인간도 흔들렸다. 또한 지구는 인간보다 수많은 종을 먹여 살리고 수많은 종을 굶겨 죽이기도 했다. 지구는 인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 버릴 수도 있다. 인간의 행동은 지구의 미래가 아닌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건축과 관련된 사람이든 아니든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건축과 개발에 따른 환경오염에 대해 생각해 줬으면 한다. 이제 건축과 사람, 환경의 조화를 통해 다채로운 답을 제시하고, 사람과 환경과의 공존을 고민한 건축을 통해 진정한 건축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가 왔다. 하루빨리 지속 가능한 개발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가 오기를 바라며, 아직은 불편하지만 건축으로 사람과 공간, 자연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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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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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흐름과 발상의 전환은 우리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고 더 큰 세상으로 날게 해 준다.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는 14년 전 이어령 선생님께서 쓴 <날게 하소서>라는 시를 통한 서문을 시작으로, 그동안 출판사의 사정으로 출간되지 않았던 13가지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각 단편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남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비유법이 많아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또한 책 이름을 '생각'이라고 지으려고 했는데, 이는 독자들에게 사고의 자유를 선물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독일의 대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만, 현대의 연구 결과는 이 명언의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단순히 책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고 읽고 듣는 것들은 행동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점화 효과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계할 수 없어지기 때문인데, 결국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읽고 무엇을 들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곧 내가 어떠한 사람이 되는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그저 지나친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이 사실 내가 읽고 보고 듣는 것들, 자양분이 되는 것들인데 그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이제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삶을 살면서,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의미 있는 발상의 전환을 꾀하려고 한다. 변화하기 위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새들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날아오르는 사고를 하고 고정관념과 선입견의 벽을 허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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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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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앤디워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림들>을 읽는 동안 그가 기록된 페이지까지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두근거렸다. 많고 많은 예술가 중에 왜 앤디 워홀이냐고 묻는다면 앤디 워홀의 작품은 일상 속에서 평범하면서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던 광고 이미지, 사물, 만화 등이 미술관으로 들어오면서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미술관 밖에서의 시선과 차이를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현대 미술의 상징이자 동시에 소비사회의 상징이 된다는 점이 예술은 순수 미술 같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진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그림 속에 세상이 표현되길 원했기 때문에 자신의 예술을 '세상의 거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 속에 세상이 비치길 원했고, 세상이 비친 그 그림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세상 속에 던졌다고 한다.

현대 미술은 더 이상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기존에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것만 예술일까,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야만 예술인가 등 보는 사람들에게도 질문을 던지거나 대중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미의식에 파문을 일으킨다.

설명과 지식이 필요한 작품이 많다는 점에서 현대 미술이 그렇게 친절한 예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 미술을 그들만의 리그라고도 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대 미술이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분야라는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의 아름다운 예술이 있었기에 그에 대한 반발과 계승으로 지금의 난해한 예술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난해한 예술에 지금 세대들이 다시 반발하여 미래엔 또 다른 새로운 예술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현대 미술을 보다 신선하고 재미있게 감상하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이런 배경 끝에 지금의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이해하면 현대 미술에는 난해한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아름답고 즐거운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작품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려운 현대 미술이라고 해도 결국은 우리 삶을 이야기하는 하나의 예술 장치일 뿐이다.

예술은 작가 본인의 창작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대중들 각자의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하는 것이 더해질 때 온전히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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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전안나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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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는 없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읽으면서 책의 전반에 깔려있는 막연하면서도 서글픈 이 감정선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직관적인 제목에 이끌린 것도 있지만, 책의 도입부는 추리소설의 마지막 반전을 읽는 듯한 강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모든 것을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작가님의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픈 상처와 과거를 책으로 풀어내고 공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힘겹고 서글픈 순간들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 굳이 감춰뒀던 것을 꺼내 보는 날도 있고,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척하며 취기를 빌려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날도 있다. 세월이 흘러 그 감정들이 조금은 무뎌지면 과거의 이야기들이 내 존재의 의미를 선명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나는 가끔 내 인생을 물에 비유하곤 한다. 물은 형태도 없고 색상도, 향도, 맛도 없다. 형태가 없기 때문에 물을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진다. 네모 모양 그릇에 물을 담으면 각진 모양대로 외로움에 날을 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별 모양 그릇에 물을 담으면 내 인생은 찬란한 별이 된다.

우리의 인생에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닌,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 있다. 내가 태어난 이유와 존재 가치, 내 인생의 불꽃은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의미 있는 인생이 아니다. 누구나 살아야 하는 준비가 되어있고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의 목적이 된다.

어딘가 슬프지만, 그 자체로도 벅찬 게 내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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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회사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먹구구식 회사에서 성공 회사로 바꿀 최고의 현실 지침서!
조현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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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훌륭한 성취자가 되는 것은 모두 나와 관련된 일이지만,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과 관련된 일입니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자신의 똑똑함을 증명하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다른 사람(직원)을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키는 데 시간을 쓰라는 것입니다. 현명한 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말입니다. (본문 인용)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이 어떤 직위에 있게 되면 그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하게 마련이라는 말이다. 최고 경영자면 최고 경영자답게 판단하여 행동해야 하고 때로는 넓은 아량으로 직원들을 포용해야 한다. 하지만 경영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기가 발생하고 현실적인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누구나 이상적인 경영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되기는 꽤 어렵다.

<사장님! 회사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를 읽다 보면 최고 경영자의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는 듯한 내용이 많았다. 순간의 감정에 치우친 판단은 모든 일을 그르친다. 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자 감정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인데, 나는 어떤 경영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 자신의 성공과 임원 위주의 경영보다는 주위 사람을 먼저 챙기고 직원들과 진심으로 화합하며 신뢰를 주는 최고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당장의 성공에 눈이 멀어 섣불리 조금 앞만 바라보고 결정했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일들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내가 죽어도 돈과 명예는 나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떠올리고 기억하면서 내 존재를 계속 살려 준다. 그저 가만히 왕관을 쓰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아닌, 모두가 인정할 만한 능력과 인품을 가지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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