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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길들이기의 역사 - 인류를 사로잡은 놀라운 과일 이야기
베른트 부르너 지음, 박경리 옮김 / 브.레드(b.read) / 2022년 9월
평점 :
<과일 길들이기의 역사>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과일을 활용하고, 그 달콤함을 자본화했으며,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했는가에 대한 역사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과일과 연관된 문화, 예술, 실용을 넘나들며 과일과 인류 사이에 있었던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수집해 펼쳐낸 책이다.
시각적인 즐거움 또한 책의 큰 장점이다. 명화, 각종 사료, 사진, 포스터, 광고 자료 등 다채로운 삽화를 통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에 더욱 풍요로움을 더해 준다. 그저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고흐와 세잔 등 예술가들이 담아낸 과일의 색채를 감상하는 것 또한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된다.
단순히 과일 재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과일과 예술,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를 통해 인류와 늘 함께하고 진화했던 과일에 대해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과일을 재배할 때 모든 과일이 티끌 하나 없는 깨끗한 모습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예쁜 모양의 깨끗한 과일이 있으면 흔히 ’파과‘라고 불리는 울퉁불퉁하고 상처난 못난 과일도 있기 마련이다. 또한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는다고 과일이 열리는 게 아니다. 하나의 씨앗이 열매가 되기까지는 많은 외부적 요인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늘 살면서 완벽한 모습을 꿈꾼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고 아름답지 않으며, 결점이 가득하다. 또한 깨끗하지도 않고 투명하게 진실하지도 않다. 삶은 그 자체로 얼룩이다.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것. 혼자의 힘으로 과일을 재배할 수 없듯, 많은 사람과의 감정적인 교류와 무한한 지지를 통해 세상은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