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사카모토 유지.구로즈미 히카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아웃사이트(OUTSIGHT)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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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참 서글픈 일이다. 사랑하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이별하는 순간에는 지금까지의 기억이 모두 없던 것처럼 한없이 잔인해진다. 만약 나라면 불가피하게 다가온 이별의 순간,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을까.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랑과 이별이 존재한다. 이성과의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 사이의 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등...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웃고 운다. 그리고 언제나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있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두 주인공 무기와 키누는 서로에게 남겨진 사랑의 무게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웃으면서 각자의 안녕을 바라던 그들은 헤어진 후에도 서로에 대한 좋은 기억만 남겼을 것이다. 사랑했던 연인은 이제 없지만, 사랑했던 시절의 기억으로 살아가는 자신이 있으니까.

사랑은 하필,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같아서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세워두고 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자리에 사랑의 흔적만 남게 될 때 비로소 그게 사랑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터무니없게 순수하고 어렸던 사랑의 기억은 이제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 필름으로 남았지만 기억을 더듬다 보면 그곳에는 늘 같은 사람이 있었다. 찬란했던 그 사랑의 기억은 이제 현재 진행형의 사랑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던 필연적인 사랑이라는 걸 안다. 그렇게 우리는 한없이 흔하고 더없이 특별했던 기억으로 오늘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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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
지월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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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마음에 들어와 하나의 큰 구멍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내가 속한 시간과 순간, 지금은 한낮이지만 동이 트기 전 새벽보다 더욱 어두웠다. 그래서 괜히 계절 탓을 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별이 되겠다고 이 별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나는 그들의 저물어가는 사랑을 줍겠다고 그림자만 남은 바닥을 하염없이 어루만졌다. 슬픔은 나눌수록 반이 된다고 하는데 왜 고통은 말할수록 고통일까.

<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에서는 많은 시련과 고난을 지나온 우리가 지금의 우리를 지탱하고 있기에 살 수 있고 또 살아야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게 점점 희미해져 가는 삶 속에서 흉터로 가득한 상처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달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위로한다.

달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주변의 별들은 비록 달보다 환하고 크지는 않지만 언제나 달의 주위에서 함께 빛나고 있다. 때로는 등질 수 없는 어둠이 나를 잠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어둠 속을 걸을 때 말없이 내 뒤를 비추는 달빛과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다. 달빛 한 줄기에 부서지는 빛. 이 무한한 별에 내 편이 되어 주는 것들이 이만큼 많다는 건 축복이다.

우리의 모든 밤이 아프지 않기를. 차분함에 이르러, 우리 결국 편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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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이 곧 무기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지음 / 히읏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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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던 중간만이라도 하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쉬우면서도 알고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특별해지고 싶어서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다. 내가 가진 평범함은 나를 빛나게 해 줄 무기가 될 수도 있고, 그저 익숙함에 안주해 제자리를 맴도는 그저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선택은 모두 스스로에게 주어졌다.

<평범이 곧 무기다>를 읽으며 망신을 겪고 나면 더욱 발전하게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수치심을 이겨내면 타인의 관용을 받게 된다. 이때 내가 나에 대해서 오만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고쳐지고 지나치게 가혹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누그러진다. 그렇게 자신을 잔잔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그만큼 축적된 에너지를 행동 그 자체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거나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낼 용기를 얻은 것이다.

누구나 미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하기는 쉽다. 하지만 세세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어려운 건 계획을 실천하는 일이다. 왜 계획을 실천하는 일이 더 어려울까. 가장 큰 귀찮아서 혹은 실행력이 부족해서 그럴 것이다. 그리고 실패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커서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망해도 나는 망하지 않는다. 지금 스스로가 달라지고 싶으면 지금까지 해 보지 않은 일들을 해야 한다. 제자리에서 평생 살던 그대로 살면서 자신이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절대도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일이 큰 변곡점을 찍는 건 한순간이고, 그 순간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다. 또한 좌절을 이기는 방법은 그냥 계속해 나가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돌파구를 찾는다.

한 가지에 핀 꽃이라도 떨어진 자리가 같을 수는 없기에 우리는 모두 개인의 속도에 맞게 계절을 맞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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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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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은 단연 MBTI지만 한때 퍼스널 컬러가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퍼스널 컬러란, 개인이 가진 신체의 색과 어울리는 색을 말한다. 퍼스널 컬러에 어울리는 복장이나 메이크업을 하면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도록 연출할 수 있어서 이미지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말과 함께 무료 테스트부터 유료 상담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이 죽은 후 좋은 곳으로 가거나 나쁜 곳으로 간다고 믿는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에는 죽은 사람을 인도하는 사신, 즉 저승사자가 등장한다. 사신 '루'는 그는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 후 그 대가로 그가 살아생전 가장 아름답고 빛났던 기억이 담긴 영혼 조각을 받는다.

루가 마지막을 지킨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영혼에 품고 있다. 개인이 타고난 퍼스널 컬러와는 다르게 살아가면서 각자 다른 경험과 추억을 쌓으며 빛나게 되는 영혼 조각을 세상 어떤 아름다움에 비할 수가 있을까.

결국 악연이 돌고 돌아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고, 악연이 인연이 되는 건 글자 하나 차이면서도 쌓이고 쌓인 연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우리 모두 태어나는 순간 죽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살아가는 동안 각자 다른 추억을 쌓아간다. 기억의 편린이 각기 다른 색채로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큰 그림이 되듯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삶의 마지막, 내 기억의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무슨 색으로 빛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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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인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손바닥 마음 클리닉 2
김한준.오진승.이재병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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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인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는 불안장애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고 증상을 보이는지, 또 공황장애는 어떤 근거로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불안과 공황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정신과 전문의 3인의 심리 처방전이다. 거짓된 이야기와 믿을 수 없는 허위 정보가 가득한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숙련된 전문가들만이 전할 수 있는 핵심 내용과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공황장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나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비정상, 교정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잡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일선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을 진료하며 쌓아온 수많은 상담 사례와 실제 검사지가 수록되어 있어서 우리 스스로의 상태를 셀프 진단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불안장애 유병률은 9.3%. 10명 중 1명은 불안장애로 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불안이 심해져 신체적 증상을 유발하는 공황으로 이어지게 되면 더 이상 혼자 감당하거나 참는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막연한 걱정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한 걸음씩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건 어떨까.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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