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마음에 들어와 하나의 큰 구멍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내가 속한 시간과 순간, 지금은 한낮이지만 동이 트기 전 새벽보다 더욱 어두웠다. 그래서 괜히 계절 탓을 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별이 되겠다고 이 별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나는 그들의 저물어가는 사랑을 줍겠다고 그림자만 남은 바닥을 하염없이 어루만졌다. 슬픔은 나눌수록 반이 된다고 하는데 왜 고통은 말할수록 고통일까.<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에서는 많은 시련과 고난을 지나온 우리가 지금의 우리를 지탱하고 있기에 살 수 있고 또 살아야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게 점점 희미해져 가는 삶 속에서 흉터로 가득한 상처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달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위로한다. 달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주변의 별들은 비록 달보다 환하고 크지는 않지만 언제나 달의 주위에서 함께 빛나고 있다. 때로는 등질 수 없는 어둠이 나를 잠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어둠 속을 걸을 때 말없이 내 뒤를 비추는 달빛과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다. 달빛 한 줄기에 부서지는 빛. 이 무한한 별에 내 편이 되어 주는 것들이 이만큼 많다는 건 축복이다.우리의 모든 밤이 아프지 않기를. 차분함에 이르러, 우리 결국 편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