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에 대한 일화를 열하일기로 읽은 후 좀더 다양한 그분의 문을 읽고 싶었다. 정약용의 대쪽같은 성격과는 다른 호탕한 태양인의 기질로 모든 일을 가뿐하게 넘어서는 이 분의 모습에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비슷한 것은 이미 진실성을 잃은 것이다. 고전을 비슷하게 외우고 있는 것은 용껍데기만 뒤집어쓴 뱀이다. 사마천과 반고가 다시 살아나도 나는 그들의 글을 배우지 않겠다는 확고하고, 당당한 의지가 지금도 매력적이다.
독서토의반을 준비하는 선생님... 그런데..갑자기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전집으로 사 주신 책 속에 껴 있는 한 권..딱딱한 겉표지가 인상깊었고...그 줄거리가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한데.. 아이들에게 정말 보여주고 싶은 책인데..절판이라니... <파리대왕>처럼...그건 좀더 문학성이 높은 글이지만..아이들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이었는데..정말 안타깝군요...다시 나오지는 않는건가요? <아이들만의 도시>! 혹 기억하는 어른들이 있을까나?
마당이라는 공간은 잎싹에게 있어 환상의 공간이었다. 고픈 배를 달래며 피묻어 던져진 물컹한 알을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거둘 수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 그곳. 하지만 잎싹은 더이상 마당에 나서길 바라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또다른 닭장을 보게 되었고 여전히 또아리를 틀며 온 몸을 옥죄어 오는 규칙만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오래전 잊혀진 날개짓을 퍼득이며 조용히 하지만 옹골찬 비상으로 마당을 내려다 보며 힘껏 솟구친다. 동화..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아니다. 동화..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잎싹은 그런 순수한 맘으로 삶을 바라보았고 유리보다 더 투명한 시선을 가졌기에 그 누구보다 강한 용기를 보이며 당당히 세상을 쏘아 볼 수 있었다.맹랑한 용기...그 용기가 가슴깊이 단단한 부리로 쪼아진다.
올 이상문학상 김훈님...수상!!!!
펄떡펄떡 살아있는 글솜씨에 감동을 거듭했는데...동인문학상 이후 또 받으셨군요...
동시대...멋진 글쟁이를 만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방학이라도 아이들은 더 힘든다고 한다. 학기동안 시간이 없어 못했던 것을 배우느라 아침부터 바쁘단다. 내 수업 시간 맞추는 것도 역시 힘들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내 수업만큼은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를 얻어갔으면 한다.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수다떨고,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