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평 : 혼자였으면 끝맺지 못했을지도 모를 대장정이였습니다.. 여섯달동안 슬럼프도 오고 또 미친 듯이 재미가 붙기도 하면서 드디어 마지막 20권의 책장을 덮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감동이란...20권 책이 도착하고 마지막부분을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놓고는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 해방을 뜨겁게 맞는 양현, 서희, 연학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하게 될 어두운 미래를 알기에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25년간 이야기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 작가 박경리에 대한 경이로움에 존경심을 가졌습니다. 25년이 아니라 조금 짧은 시간에 토지 집필이 완성되었다면 조금 다른 장면과 인물간의 대화를 볼 수도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였으나, 마지막 20권을 읽으면서 처음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처음 의도대로 완성된게 맞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진, 서의돈등 무기력하게 보이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적의를 품기도 하였으나, 해방을 맞이하는 순간에 그들 역시 역사의 희생양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한페이지, 어느 한구석에도 이름 올리지 못할 허윤보, 송관수, 김강쇠, 장연학같은 인물을 육상계주의 바톤터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토지”를 관통하는 인물의 연보로 이어지게 만든 것이 작가의 세계관이자 역사관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오래전 TV드라마로 “토지”를 봤을 때, 서희가 너무 강렬하여 토지를 처음 읽기시작할때부터 촛점이 서희에게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경리의 “토지”는 힘겹고 고단한 시절을 살아간 백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둠의 시대에 자신이 밟고 서 있는 땅에서 최선의 삶을 이어나간 그들의 삶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써내려갔을 박경리 작가에게도 더없는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내가 뽑은 최고의 인물 (가나다순)
: 공월선, 송관수, 장연학, 최환국, 허윤보 (예비후보 공노인, 조병수)

◎ 내가 뽑은 최악의 인물 (악행순)
: 조준구, 김두만, 양을례, 삼수, 이상현 (예비후보 지삼만, 우개동)

◎ 내가 뽑은 최고의 고구마 (목막힘 큰 순)
: 임명희, 송영광, 유은실, 임명빈, 이상현

◎ 내가 뽑은 최고의 사이다 (목소리 큰 순)
: 허윤보, 몽치, 김강쇠, 공노인, 주갑

◎ 내가 뽑은 최고의 장면
별당아씨의 죽음과 김환의 회상
월선의 죽음
서희와 상현의 담판 장면
길상이 새끼새를 주워와서 보듬어 키우는 장면
마지막 해방을 맞이하는 장면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구절
: 송영광의 말
송관수 김길상 그분들을 우러러 받들 만큼 어리지도 않고 자신을 기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독립이 될 거라는 달콤한 꿈도 꾸지 않습니다. 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애국애족, 독립을 논하지 않으면 순 날건달로 치부하지만요. 소위 운동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그 실체 이상으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감격하고 찬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도 동참하고 있다는 자기 만족 같은 것 아닐까요? 그것은 환상, 일종의 환상이며 기만입니다. 마른 자리에 앉아서 손뼉만 치고, 그러고는 말 없는 사람을 비난합니다.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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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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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설계자들이 있다. 대개의 설계자들은 설계를 하지 스스로 실행하지 않는다.

설계자들에게는 죽음의 설계를 실행할 도구와 설계자와 도구를 잇는 중간업자가 필요하다.

 

누구를 어떤 방법으로 죽이며, 뒤처리까지 완벽하게 정해진 설계도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래생(來生)’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살인자들, 죽음을 조력하는 너구리 영감한자가 있다.

그리고 괴물을 없애기 위해 괴물들 속에 들어가 괴물이 되어버린 미토가 있다.

 

훈련관 아저씨는 래생의 실수로 인해 털보의 애완동물 화장터에서 가 된다. ‘래생과 같은 존재로 설계자의 도구 는 알 수 없는 혼돈으로 설계된 일을 실행하지 않는다. 설계를 망치는 자들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래생을 찾아와 자신의 칼을 남기고 떠난 를 래생은 애완동물 화장터에서 마주하게된다.

평범하게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고 트래커로서만 살고싶어했던 래생의 친구 정안역시 주검이 되어 애완동물 화장터에 오게된다.

정안의 죽음전 미토의 설계를 알게된 래생은 미토의 설계에 화답하지 않는다.

다만, 친구 정안의 복수를 하고싶을뿐이다.

이발사를 찾아가 추의 칼로 결투를 벌이나 래생은 치명상을 입고 미토의 도움으로 몸을 회복하게 된다.

미토가 설계한 설계자들을 위한(?) ‘설계에 찬성하지 않는 래생’.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설계자들을 설계한다.

 

나의 생각 :

내가 읽은 김언수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신춘문예 당선작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가 인상깊어 기억해두고 있던 작가였고, 어느 날 찾아보니 소설가라는 직업에 안착해있었다. ‘설계자들책제목을 봤을 때 주인공이 설계를 하는 주체인 작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래생이라는 청부살인업자라는 설계자들의 도구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를 이야기한다. ‘래생장이문이 되어 평범하게 사랑하는 여자와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래생스스로 그기회로부터 멀리 도망쳐버린다. ‘래생은 쓰레기통에 버려져 래생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와 격리되어서 설계자들이 설계한 살인을 저지르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워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어둠의 길로 돌아간다. 래생의 선택이 너무 슬펐다. 책속에서 가장 슬픈 장면으로 꼽고싶다.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 더욱더 이장면이 안타까웠고 슬펐다.

정안이 죽기전까지 래생이라는 인물이 차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떠한 감정을 가졌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친구인 정안이 죽고 미토를 만나면서 비로소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래생의 모습에서 성장을 생각했다.

 

세상은 언제나 부조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그 부조리의 실체를 끊임없이 어떤 대상을 표적으로 삼아 의심하고 또 의심했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같이 소시민들은 그 실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게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정안처럼 최대한 표시나지 않게 평범하게 살고싶어했다. 그평범함이 지겨워져 특별함을 꿈꾸다가 나에게 조금의 위해가 가해지면 다시 평범함을 추구하면서 살아갔다. 평범함속에 숨어버린다. 책속의 설계자들같은 존재가 아니여도 이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설계자들에 의해 설계 되어 있었기에 평범함이 편했던 건 아니였나를 생각해보았다.

 

하이 블랙코미디 같은 문구가 한번씩 나와서 슬픈 와중에 소리내서 웃었다. 웃으면서도 그모습이 희극같아서 머쓱해졌다. 천명관 작가가 진짜 지찔함을 이야기하면서 씁쓸하게 웃게 만든다면, 김언수 작가는 슬픈 찌찔함을 이야기하면서 웃고나서 슬프게 만드는 것 같았다.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 묘사가 눈에 보이는듯하게 그려져 그 도서관이 죽음의 거래장소인걸 알면서도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청부살인업자들의 이야기 하면서 그장소를 도서관으로 설정한 것이 흥미로웠다.

 

한편의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였다. 그리고 특이했던 점은 분명 대한민국, 서울, 그리고 작은 도시들을 지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국적같은 느낌이였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떠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사회가 설계자가 아니면 주류가 되지 못했다는 걸 표현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결말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토의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이나 미사사팔뜨기 여자까지 세명의 여자의 연결이 느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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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달 문학동네 청소년 38
최영희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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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청소년문학 다운 글을 쓰는 작가라 생각한다.
올해 읽은 책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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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의 초반 무수히 많았던 그날들, 난 몸과 마음이 지친 퇴근시간이 되면,
언제나 서점이란 서점은 다 뒤지면서 김승옥을 만나러 다녔다.
그에게서 듣고싶은 얘기들이 무수히 많았던 그날들.
또 그만큼 물어보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그날들.
하지만 난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길에 언제나 질투로 인해 절망했던것 같기도 하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김승옥 소설전집 5- 산다는 것 외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3년 08월 2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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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4- 보통여자 강변부인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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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3- 내가 훔친 여름 / 60년대식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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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전집 2- 환상수첩 외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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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를 만나고 난후 매일 두려웠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이 언젠가 나의 머리위로 떨어질것만 같았다.
조세희,,,너무나 깨끗한 이름이여서, 난 한없이 울었던것으로 기억된다.
벽, 문을 열면 회색 벽만이 존재했던 나의 어느날들.
조세희가 없었다면, 난장이가 없었다면 회색벽 너머의 환함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03년 08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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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야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지.
난 언제나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기도를 한다.
아빠가 하늘로 쏘아올린 작은 공은 어쩌면 나의 머리로 떨어질지도 몰라.
하지만 난 아파하지 않을꺼야.
난 정말 너희 가족이 행복동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곳을 떠나고 싶어했다는거 알아.
하지만 아빠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들고 싶어했을거야.
그곳에서도 반드시 행복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거,
너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는거 알고있지?"
풀밭에서- 자선대표작품집 10
조세희 지음 / 청아출판사 / 1994년 4월
6,000원 → 5,400원(10%할인) / 마일리지 300원(5% 적립)
2003년 08월 18일에 저장
품절

풀밭에서,,,언제나 동화적으로 슬픔을 말하는 그분에게 감탄한다.
그랬다.
난장이를 말하면서, 사람들이 대단하다며 말하면서
웃고 있었기에 그는 더이상 글을 쓸 수가 없었노라고 말했다.
침묵의 뿌리
조세희 지음 / 열화당 / 1985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03년 08월 18일에 저장
품절
사북이였던가?
아이들은 광산가루에 물들어 있었다.
그의 눈속에는 왜 우리가 그냥 스쳐지나가는 아픔들만이,
그의 눈속에는 왜 우리가 외면하고자하는 아픔들만이 들어와
다시 우리를 아프게 하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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