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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 - 5부 5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20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총평 : 혼자였으면 끝맺지 못했을지도 모를 대장정이였습니다.. 여섯달동안 슬럼프도 오고 또 미친 듯이 재미가 붙기도 하면서 드디어 마지막 20권의 책장을 덮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감동이란...20권 책이 도착하고 마지막부분을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놓고는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 해방을 뜨겁게 맞는 양현, 서희, 연학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하게 될 어두운 미래를 알기에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25년간 이야기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 작가 박경리에 대한 경이로움에 존경심을 가졌습니다. 25년이 아니라 조금 짧은 시간에 토지 집필이 완성되었다면 조금 다른 장면과 인물간의 대화를 볼 수도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였으나, 마지막 20권을 읽으면서 처음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처음 의도대로 완성된게 맞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진, 서의돈등 무기력하게 보이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적의를 품기도 하였으나, 해방을 맞이하는 순간에 그들 역시 역사의 희생양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한페이지, 어느 한구석에도 이름 올리지 못할 허윤보, 송관수, 김강쇠, 장연학같은 인물을 육상계주의 바톤터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토지”를 관통하는 인물의 연보로 이어지게 만든 것이 작가의 세계관이자 역사관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오래전 TV드라마로 “토지”를 봤을 때, 서희가 너무 강렬하여 토지를 처음 읽기시작할때부터 촛점이 서희에게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경리의 “토지”는 힘겹고 고단한 시절을 살아간 백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둠의 시대에 자신이 밟고 서 있는 땅에서 최선의 삶을 이어나간 그들의 삶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써내려갔을 박경리 작가에게도 더없는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내가 뽑은 최고의 인물 (가나다순)
: 공월선, 송관수, 장연학, 최환국, 허윤보 (예비후보 공노인, 조병수)
◎ 내가 뽑은 최악의 인물 (악행순)
: 조준구, 김두만, 양을례, 삼수, 이상현 (예비후보 지삼만, 우개동)
◎ 내가 뽑은 최고의 고구마 (목막힘 큰 순)
: 임명희, 송영광, 유은실, 임명빈, 이상현
◎ 내가 뽑은 최고의 사이다 (목소리 큰 순)
: 허윤보, 몽치, 김강쇠, 공노인, 주갑
◎ 내가 뽑은 최고의 장면
별당아씨의 죽음과 김환의 회상
월선의 죽음
서희와 상현의 담판 장면
길상이 새끼새를 주워와서 보듬어 키우는 장면
마지막 해방을 맞이하는 장면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구절
: 송영광의 말
송관수 김길상 그분들을 우러러 받들 만큼 어리지도 않고 자신을 기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독립이 될 거라는 달콤한 꿈도 꾸지 않습니다. 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애국애족, 독립을 논하지 않으면 순 날건달로 치부하지만요. 소위 운동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그 실체 이상으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감격하고 찬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도 동참하고 있다는 자기 만족 같은 것 아닐까요? 그것은 환상, 일종의 환상이며 기만입니다. 마른 자리에 앉아서 손뼉만 치고, 그러고는 말 없는 사람을 비난합니다.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