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 윤대녕 소설집
윤대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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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오래된 팬이라면 얼마나 기다린 책인가? 책을 읽는 내내 덜덜 떨면서 읽었다. 아주 진중한, 노련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역시 최고다!라는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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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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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슬펐다. 그 슬픔의 대상이 유진인지, 해진인지, 아님 유진의 엄마인지 알 수 없었다. <종의 기원>은 나에게는 많이 아프고 슬픈 책이였다.

예전에 사람들과 자살한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그때, 문득 곱디 고운 내아이가 내가 알지못했던 이유로 내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그러한 선택을 한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고.. 그생각들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두려워 몇날 몇일을 회피하면서 그생각 자체를 잊으려 노력한 적이 있었다.
두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감히 입에 담아서는 안될 말들과 생각들을 의도적으로 저멀리 떨어진곳에 내버려두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해야만 될 것 같아서.. 그럼 덜 힘들고, 불안하니까. 엄마도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유진의 엄마가 혜원으로부터 유진의 이야기를 처음 들을때 두려워하며 도망치는 모습이 화가 나고, 안타깝고, 슬프면서도 이해가 되었던건 내가 엄마이기 때문이였을까?

<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분명, 언젠가는 한번쯤 생각해봤을테지만..외면했던 문제들과 마주하게되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만약에..그때'라는 가정을 누구나 한번쯤은 할것이다. 그러면 우린 대부분 후회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그런일이 반복되지않기를 기도하며 반성하게된다.

하지만, 주인공 유진은 형의 죽음의 시간을 복기하면서..일반적인 사람들이 보여주는 '만약에..그때'라는 가정을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서 생각한다. 만약에..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이 아니라, 만약에..그때 엄마가 나의 말을 그대로 믿어줬다면으로 화살을 돌리면서 자신을 행동을 정당화시킨다.
유진속에 숨은 사이코패스 기질은 어떠한 계기 (유민형과의 종치기 서바이벌 게임)가 없었다면 평생 드러내지않고 숨죽이고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성선설이나 성악설중 어느것을 믿든 나는 둘다 그것은 그것대로 씁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한때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無로 태어나서 환경에 따라 선과 악으로 각각 자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런 결론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간의 본성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싸이코패스는 정말 태생부터 결정되어지는것일까?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지극한 모성 또한 부성으로 어떻게 발버둥친다하여도 막을 수 없는 재앙일까?

유진의 엄마를 생각해보았다. 최선이였을까? 혜원이 처음에 유진의 본성을 의심하고 이야기를 꺼냈을때 부정하지 않았다면 비극의 시작을 막을 수 있었을까?
막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건 우리모두의 로망이고 판타지일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에..그때..'라고 가정하고 시간을 되돌려본다고 하여도 유진의 폭주를 막지는 못했을거다. '악의 탄생'을 넋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고 하니 두려울뿐이다.

악의 본성을 외면하고 끝까지 믿음을 잊지 않았던 해진의 죽음이 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불행이라 생각하니 슬퍼졌고, 그 불행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없다는 생각이 더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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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서 꾸는 꿈 문학의 즐거움 21
킷 피어슨 지음, 이주희 옮김 / 개암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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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서 꾸는 꿈>

글 - 킷 피어슨

요즘은 가능한 책을 사전지식 없이 읽을려고 노력중이다.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상상하고 싶어져서이다. 책을 읽으면서 꿈을 꾸고 싶다는 생각.

<깨어서 꾸는 꿈>은 제목에 매료되어었던 책이였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모두 깨어서 꿈을 꾸곤 하지않을까? 끊임없이 일상을 머릿속에서 더 나은삶으로 꾸며보고 혼자 만족스러워하거나, 혹은 현실과 상상의 괴리감이 클때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12살 테오에 너무 가혹한 현실이 테오를 깨어서 꿈꾸게 만들었다. 테오의 간절함과는 상관없이 칼더가족으로부터 희미해질때 너무 슬퍼서 책장을 덮고 싶었다. 어떠한 면에서 본다면 지금까지 읽었던 청소년 문학중에서 가장 슬픈 책이였다.

항상 완벽한 가족을 가지고 싶었던 테오에게 칼더가족은 가장 완벽한 가족이였다. 하지만 세실리의 이야기처럼 테오가 칼더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현실의 삶은 완벽하지 않은데 말이다.

세실리가 착상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희미해져가면서 테오가 칼더가족으로부터 사라져간다는 설정이 놀라웠다. 테오는 완벽한 가정을 꿈꾸지만 그건 사실 아주 힘들거나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하다.

진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가족은 꿈으로 만났던 완벽한 칼더가족과 현실의 짜증내고 서로 티격태격 싸우는 칼더가족으로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깨어서 꿈을 꾸고 자신의 꿈을 말할 수 있게 된 테오가 선택한 가족이다.

"테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작가는 깨어 있으면서 꿈을 꾸어야해. 인생에서 아주 작은 것을, 세세한 부분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잊지 말아야 해. 평범한 일이든, 멋진 일이든, 끔찍한 일이든. 그 다음에 그런 작은 것을 무엇으로 바꿀 수 있을지 꿈꾸는 거야." 나는 작가가 아니지만 깨어서 꾸는 꿈을 꾸고싶다. 항상 꿈꾸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하지만,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깨어서 꿈을 꿀 준비가 되어있는가?


p19 - 대부분의 소원은 기대에 어긋난다. 아름다워지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지만, 아름다워지니까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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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소년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2
한정영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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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소년 / 한정영/ 서해문집

“바다를 꿈꾸는 건 세상을 꿈꾸는 것입니다.”

힘없는 나라의 이름없는 소년의 그날들.

바다는 세상으로 통하는 길이라고 아이의 아버지는 늘 이야기했다.
그래서 아이는 바다로 나아가는 꿈을 꾸어었다.
그러나 소년에게 꿈과도 같은 그 바다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 같지만
잡히지 않는 허상과도 같은 존재이다.

海鳴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기에 타국의 볼모로 잡혀가 환관이 되어야 했던
이름 없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해명이라는 이름이 가졌지만,
사실 작가의 말처럼 이 이야기는 열 댓살 무렵의
수없이 많았을 이름없는 소년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해명은 잡혀간 누이를 구하기 위해 명나라의 볼모로 잡혀가지만
누이의 행방은 알길이 없다.
해명은 언어 습득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이다.
그 재능으로 여러나라의 언어를 습득하게된다.
바다를 사랑한 아버지, 그리고 누이를 그리워하며 지내던 해명은
조선에서 온 장영실을 만나게된다.
그로 인해 해명은 잊고 있던 바다를 기억해내고 다시 꿈을 꾸게 된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한정영 작가의 “칼눈이의 꿈”을 읽고 나서 몇 번이나 나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다. 칼눈이의 꿈을 읽고나서 도서관을 가면 한정영 작가의 책만 눈에 들어왔다. 우연한 기회에 서해문집의 “바다로 간 소년”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받았다. 바다 밑속 그림이 세계지도인 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소년의 길을 따라가면서 함께 아파하고 울었다. 이름없는 소년들의 삶을 다시 세상으로, 문학으로 꺼내어 준 작가님에게 감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이 바다 건너 저편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옛날 그들의 삶에 경의를 그리고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청소년문학#한정영#바다로간소년#서해문집#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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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 - 5부 5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20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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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혼자였으면 끝맺지 못했을지도 모를 대장정이였습니다.. 여섯달동안 슬럼프도 오고 또 미친 듯이 재미가 붙기도 하면서 드디어 마지막 20권의 책장을 덮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감동이란...20권 책이 도착하고 마지막부분을 먼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놓고는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 해방을 뜨겁게 맞는 양현, 서희, 연학을 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울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하게 될 어두운 미래를 알기에 슬퍼지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25년간 이야기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 작가 박경리에 대한 경이로움에 존경심을 가졌습니다. 25년이 아니라 조금 짧은 시간에 토지 집필이 완성되었다면 조금 다른 장면과 인물간의 대화를 볼 수도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였으나, 마지막 20권을 읽으면서 처음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처음 의도대로 완성된게 맞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진, 서의돈등 무기력하게 보이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적의를 품기도 하였으나, 해방을 맞이하는 순간에 그들 역시 역사의 희생양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의 한페이지, 어느 한구석에도 이름 올리지 못할 허윤보, 송관수, 김강쇠, 장연학같은 인물을 육상계주의 바톤터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토지”를 관통하는 인물의 연보로 이어지게 만든 것이 작가의 세계관이자 역사관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오래전 TV드라마로 “토지”를 봤을 때, 서희가 너무 강렬하여 토지를 처음 읽기시작할때부터 촛점이 서희에게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경리의 “토지”는 힘겹고 고단한 시절을 살아간 백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둠의 시대에 자신이 밟고 서 있는 땅에서 최선의 삶을 이어나간 그들의 삶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써내려갔을 박경리 작가에게도 더없는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내가 뽑은 최고의 인물 (가나다순)
: 공월선, 송관수, 장연학, 최환국, 허윤보 (예비후보 공노인, 조병수)

◎ 내가 뽑은 최악의 인물 (악행순)
: 조준구, 김두만, 양을례, 삼수, 이상현 (예비후보 지삼만, 우개동)

◎ 내가 뽑은 최고의 고구마 (목막힘 큰 순)
: 임명희, 송영광, 유은실, 임명빈, 이상현

◎ 내가 뽑은 최고의 사이다 (목소리 큰 순)
: 허윤보, 몽치, 김강쇠, 공노인, 주갑

◎ 내가 뽑은 최고의 장면
별당아씨의 죽음과 김환의 회상
월선의 죽음
서희와 상현의 담판 장면
길상이 새끼새를 주워와서 보듬어 키우는 장면
마지막 해방을 맞이하는 장면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았던 구절
: 송영광의 말
송관수 김길상 그분들을 우러러 받들 만큼 어리지도 않고 자신을 기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독립이 될 거라는 달콤한 꿈도 꾸지 않습니다. 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애국애족, 독립을 논하지 않으면 순 날건달로 치부하지만요. 소위 운동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그 실체 이상으로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감격하고 찬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나도 동참하고 있다는 자기 만족 같은 것 아닐까요? 그것은 환상, 일종의 환상이며 기만입니다. 마른 자리에 앉아서 손뼉만 치고, 그러고는 말 없는 사람을 비난합니다.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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