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마에 갔다가 나와서
봄나물을 뜯고 싶어 밭둑 언저리에 쪼그려 앉았다.
이런게 꽃샘이지 싶게 바람이 찼지만
기분은 좋았다.
작은 호미를 늘 싣고 다니므로
손쉽게 냉이는 두어 줌을 캐고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에서 엄마가 집 나가기 전에 해놓는
머위된장의 머위
김치처럼 생으로 버무려먹는 이고들빼기
솜털 보송한 개망초
예쁘지만 맛은 없을 것 같은 달맞이는
그냥
들여다만 보았다.

우리는 달맞이와 개망초는 잡초 취급하지만
다 먹을 수 있는 나물들이라고 나물도감에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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