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할 때부터 눈여겨 보았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보았다.
괜찮을 것 같아, 볼까?라는 마음과 넘 무거울거 같아, 안볼래라는
마음이 반반이던 영화였는데 눈앞에서 하고 있길래 굳이 피하지
않았다. 역시나 많이 묵직한 영화였다. 개봉관에서 보고 나왔다면
같이 본 누군가와 말 없이 술 한 잔을 기울이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을 것 같다.
몇 년 전에 본 영화 ‘러덜리스‘와 줌파 라히리의 축복 받은 집에 나오는 첫 번째 단편 ‘잠시 동안의 일‘이 떠올랐다. 세 편 모두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리라의 슬픔의 정서에 맞닿아 있다..
잠시 동안의 일이었지만, 생이 지속 되는 한 고통이 삶을 짓누르리라.
살아 있는 한 떼어낼 수 없는 슬픔 또한 지나고 보면
잠시의 일에 불과하리란 희망을 가져야 할까,
어느 곳에도 그런 기운은 없지만 그러함에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견뎌나가는 약한 존재의 강인함이 처연하다.
주말에 봤는데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
인물들의 마음자리가 짚어진다.
여운은 길고 할 말은 없어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