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복복 목숨수 풀초

복과 장수를 뜻하는 이름답게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다.
복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의 거의 전부를 함의하고 있기에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 해 복 많이 지으세요

라는 간단한 문장으로도 최대한의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일거다.
언제부터인가 음력설보다는 양력설이 더 새해같고
지금에서야 새해인사를 주고 받는 것이 좀 뜬금없게 되었다.
나처럼 새 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묵은 생활방식으로
뭉기적거렸던 사람들에겐 고마운 유예기간이었을지 모르는 한달 이상의 시간들이 지난 지금, 다시 새 해 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해야될 일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해마다 음력설에 가는 곳이 있다. 시댁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복수초가 피는 공원?이다. 공원이라하기에도 너무 소박한 곳이지만 산은 아닌 게 분명하고 공원이라고 굳이 팻말을 세워 놓았으니 공원이라고 불리는 그 곳.
어느 해는 좀 더 춥고 어느 날은 좀 더 따듯하다.
바람이 부는 날도 있고 눈이 쌓인 날도 있었지만 언제나 어김없이 복수초는 피어있었다.

더 남쪽에는 2월 초에도 피는 꽃이고 눈 속을 뚫고도 피기에 봄꽃이라는 말보다는 겨울꽃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대개는 이맘 때 봄의 전령사라는 이름으로 신문의 한 컷으로 등장하고 봄꽃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지만 언제부턴가 내겐 ‘겨울의 끝‘을 떠올리는 꽃이다.

예전엔 복수초를 보면서 아! 봄이다!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복수초부터 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봄이 너무 지루했다. 개나리 벚꽃이 피어 흐드러질때 쯤은 이미 봄이 너무 식상해서 그때의 꽃들을 흠뻑 즐길 수 없었다. 이후로 벚꽃은 봄의 끝을 알리는 꽃 복수초는 겨울의 끝을 알리는 꽃이구나로 정리를 했다. 봄의 시작과 겨울의 끝이 뭐가 다르지? 왜 이런 것에 의미를 두고 답?을 찾으려 하지? 끝과 시작의, 계절과 계절의 경계를 생각해보는 겨울 끝자락, 올 해도 어김없이 복수초가 피었다.

지금 이 사진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복‘과 수‘가 깃드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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