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아릿하다를 사전에서 찾으니

몹시 아린 느낌이 있다.

로 나온다.

다시 아리다를 찾으니 생각보다 강한 표현이다.

살갗이 찌르는 듯이 아프다,
마음이 몹시 고통스럽다,

이렇게 설명된다.

뭐지? 내가 떠올린 아릿아릿함은 몹시 고통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그래도 알알하고 맵싸한 정도의 약한 고통정도 있었던걸로 하고 넘어간다.


장을 봐서 김치를 담느라 실한 마늘 여러 쪽을 까다보니

아릿아릿하다가 떠올랐다가 아니라

그냥 거리를 걷는데 숨을 쉬는데 마음이 계속 아릿아릿 저릿저릿했다.

며칠째 그렇다.

장기전에 돌입하기 전에 준비작업으로 김치를 담았다.

나는 마늘정도 까주고 옆에서 구경만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다.

밥을 같이 먹는 것 아니고 밥을 같이 해먹는 건 뭔가 좀 더

다층적인 느낌이 난다.

시간이 감정이 오밀조밀 켜켜이 쌓이는 느낌이다.

닭볶음탕, 만두, 잡채...한 가지를 먹으며 다음에 뭘해먹을

건지 의논한다.

실천해 옮기지 못할지라도 분위기는 즐겁다.

밤이 길다.

정신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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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읽으며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이런 말들에 대해 생각한다.

소설을 시대사적으로 세워놓고 분석해보는 것,
인물의 성격이나 상황을 골똘히 생각해보는 것,
작가의 전기를 살펴 작품에 적용시켜보는것,
무엇보다 책을 읽는 것,
작가가 되어보는 것, 주인공에 빙의 되는 것,
책수다를 떠는 것,
너무 좋은 책을 혼자만의 비밀로간직하는 것,
인간실격,사양,미친사랑들에 나오는 이상한 캐릭터들 조차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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