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띵가띵가 노느라 오늘 좀 바빴다.
지난 주말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창백한 언덕 풍경,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우리가 고아였을 때,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 마를 다 읽었다. 11월이 끝나가는 게 무섭지만 12월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려움을 조금은 상쇄해본다. 친구랑 집으로 오는 전철 안에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가진 특유의 정조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여러 책에서 공통되게 흐르는 그 뉘앙스, 분위기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일본작가들의 작품들에서 그런 비슷한 정조들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도 그렇고 미시마 유키오도 그들만의 분위기가 확실하다. 나를 보내지 마를 읽으며 오래전에 본 영화 중에 안개 속의 풍경이란-제목이 확실한지 모르겠다-영화가 떠올랐다. 읽고 난 감상은 흐릿한데 이미지는 선명하게 남는다.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이야기들은 작가의 직접경험 같았다. 토미와 캐시의 그 에피소드만으로도 한편의 단편영화를 본 듯.영국의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자, 이제 이 책들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 그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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