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오늘 오후 내내 가즈오 이시구로 책들을 두고 종이책을 살까 ebook을 살까 고민하다 가즈오책들은 종이책을 자매들에게 빌려 읽기로 하고 다른 두꺼운 책 몇 권을 ebook으로 샀다.

다운로드를 받고 신나는 마음에 서문만 읽었는데도 배가 부르다. 그런데 늘 초입에서 감동 받고 정작 대문은 열어 젖히지 못했던 듯. 사놓고 보니 야금야금 겨울여행을 준비하는 행태가 되었다.

ebook의 좋은점을 알게 되고 내가 ebook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진정한 불행이 시작됐다. 종이책과 ebook을 둘 다 사고 싶어진 것. 오늘 산 책들은 <우리가 고아였을 때>만 빼고 종이책으로도 가지고 있다. 1984는 990원 하길래 아님 말고의 심정으로 한 번 사봤다.

종종 활자가 꼴도 보기 싫어, 라는 마음이 되곤 하지만 더 많은 날들에 책은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할 수 없다. 오늘은 정작 책쇼핑을 하느라 책읽기를 못했다. 오늘 자매단톡방에 올라온 빵터짐 인기 멘트는

˝종이책 사면 ebook은 공짜로 줬음 좋겠다˝

크레마 새 버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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