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아이들에게도 똑같아.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평소에 속한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서 책의 세계에 들어가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아이가 그것을 발견한다면 살아가는 데 하나의 의지처가 되겠지.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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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델라프란체스카는 수학자이기도 하고 건축가이기도 했어요. 건축가는 이 사람처럼 냉철하지 않으면 안돼요. 돌과 나무를 삼차원으로 조립할 때 정서나 감상으로 임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일본인은 냉철함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이라서 그탓에 오히려 깊은 상처를 입은 겁니다. 좀더 빨리 끝낼 수 있었던 전쟁을 그렇게까지 본토가 공습을 당하고도 계속한 것은 냉철함을 멀리했기때문에 저지른 실책입니다." 노미야 하루에는 그런 이야기를 거침없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천천히 말했다.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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