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동안이나 나는 내 방에 갇힌 채, 그 무렵에(십육 년 내지 십칠 년 전의 일인데) 유행하던 책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스물네시간 안에 민중을 행복하고 현명하고 부유하게 만드는 기술이 다루어진 책들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그러니까 공공복지를 떠맡은 그 모든 청부업자들의 - 모든 빈민들에게 노예가 되라고 충고하는 자들과, 빈민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왕좌에서 쫓겨난 왕이라고 설파하는 자들의 -노고가 물씬한 저작들을 모조리 소화했던 것이다- 아니 차라리 삼켰던 것이다- 내가 그리하여 어지럼증이나 혼미에 가까운 정신 상태에 빠졌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리라.

 나는 그저 방금 전에 내리 훑어본 아줌마 치료법 사전의 온갖 처방보다는 더 나은 어떤 생각의 어렴풋한 싹이 내 지성의 밑바닥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 하나 있다는 생각일 뿐이고, 한없이 막연한 어떤 것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크게 갈증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왔다. 나쁜 독서에 대한 열정적인 애착은 그와 똑같은 비례로 바깥바람과 청량음료에 대한 욕구를 낳기 때문이다. <파리의 우울>130

 

돛단배

 

미하일 레르몬도프

 

푸른 바다 안개 속에

홀로 흰 돛단배여!

머나면 나라에서 무엇을 찾는가?

고향 땅에 무엇을 버렸는가?

 

파도가 춤추고 바람은 소리친다

돛대가 휘면서 삐걱거린다

아아, 그는 행복을 찾지 않는다

행복에서 떠나온 것도 아니다!

 

돛단배 아래는 푸르는 물결

돛단배 위는 황금빛 물결...

하지만 폭풍을 갈구하는구나

폭풍 속에 평온함이 있다는 듯!

 

시인 베이다오가 사랑한 시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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