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가을이었다. 친구가 뉴욕에서 머무르면서 간간히 단톡방에 사진을 올려주었다. 그 사진들이 너무 좋았다. 그 즈음에 뉴욕 건축 기행이라는 강의를 들은 적도 있고, 여러 가지가 맞물려 뉴욕에 대해 없던 관심이 생겼다. 그렇다고 뉴욕에 당장 가보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도 아니었는데, 그냥 뉴욕에 관한 책을 십여권 읽었다. 일부러 스타일이 다른 책들을 골라 읽었는데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들이다.
ㅇ이전 책들을 찾으며 그 이후에 나오거나 놓친 책들 중에 이런 책은 담아둔다.
그런데 뉴욕책을 여러 권 읽고나니까 (그 땐 몰랐다) 지평이 확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영화나 책들에서 뉴욕얘기가 나오면 더 재밌어 졌다. 유럽 편향적인 내 의식 구조도 조금 개선이 되어 미국문학에도 관심이 갔다. 작년에 조카가 뉴욕을 다녀 온 후에 여행담을 듣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마치 다녀온 사람처럼 리액션이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잠이 일찍 깨어 북플을 보는데 부암동 북카페 야나문에서 프랑스어를 주2회 공부한다는 공지가 떴다. 잠깐 망설였다. 해봐? 강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어학공부 중독(마음만)인 내가 아니던가. 영.일.중.프.독.체. 내가 찝적거린 언어들이다.
이정도로 중독을 운운하기엔 거시기하지만 마음만은 스.러.베.폴.헝.핀.이. .다 뻗어 있기에:) 물론 끝을 못 봄은 물론이요, 이젠 영어 알파벳도 기억안난다면 말을 다했음이랴.
아서라. 제발. 내 안의 내가 속삭임과 동시에 그럼 파리 책들이나 읽어 볼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파리 집중 단기 독서. 일단 다섯 권만 고르려고 했는데, 고르다보니 역시 다섯 권은 부족하단 느낌이 든다. 열 권은 읽어야. 의외인 것은 뉴욕책들이 훨씬 스타일이나 내용들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다만 파리책들에선 정수복 선생님의 책들이 눈에 띈다.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었는데 이렇게 또 인연이 닿나보다. 출간 된 책들로 보자면 사람들이 파리보다 뉴욕을 훨씬 좋아하고 많이 가는구나 느꼈다. 이래서 시장조사가 필요한 가 보다. 내 취향으론 당연히 파리에 관한 책들이 더 많을 줄 알았다. 파리 책들은 틈새를 공략해서 좀 더 출간되어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