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반을 읽고, 다 읽어 버리기 아쉬워 책장을 펼쳐 보면대에 끼워 둔 채로 며칠을 보냈다. 찔끔 찔끔 읽고 있는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책제목들이 모두 매혹적이라, 다 번역이 되었는지 찾아 보았더니 많은 책이 번역 되어 있다. 얼추 봐도 열 권이 넘는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정도만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목소리를 보았네>, <깨어남>,<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마음의 눈-빗소리가 어떻게 풍경을 보여주는가>,<편두통-뚜렷한 절망과 은밀한 위로>등 제목들이 모두 시적이어 마음을 잡아끈다.

 

나는 내가 다룬 병례들이 '전형적인 사례'(나는 책은 예로 채워야 한다는 비트겐슈타인의 명언을 아주 좋아했다)라고 보았다. 다만 이례적인 중증 사례를 기술함으로써 신경계 이상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를 통해 뇌의 구조와 작용에서 중대한 측면, 어쩌면 뜻밖의 측면을 뚜렷이 밝혀주기를 희망했다. 316쪽

 

요즘은 책만 읽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라는 기분에 자주 빠져들곤 하는데, 그런 기분만으로도 순간 순간 참 부족함이 없구나 하는 만족감에 빠져든다. 그리고 어떤 자리에 있던지 빨리 집에 가서 책 읽고 싶다. 라는 기분이 되곤 한다. 오늘 온 더 무브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책은 책이지만 사람이구나.하는 것이다. '책은 사람이다' 그렇구나. 그랬구나.

 

올리버 색스는 '사람'을 참 잘 기술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 역시 잘 기술해놓았다. 책 속에 그 사람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와 나는 만난다. 설렘주의_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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