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이어도 제대로 먹는 유럽여행 - 로컬들만 찾는다는 맛있는 핫플레이스 154 벨라루나 한뼘여행 시리즈 2
이재호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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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여행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한 끼를 제대로 먹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정보의 부재, 경비의 부담, 스케줄의 빡빡함 이 모든 것은 유럽에서 한 입 잘 먹기는 커녕 돈 내고 맛 없는 것을 먹는 낭패나 안 당하면 다행이다. 해서 나는 파리에서의 일주일을 거의 모든 끼니를 편의점 샌드위치로 해결했었다. 갑자기 가게 된 여행이라 정보가 없었고, 금융 위기 당시 어찌어찌 가진 상황이라 모든 여건이 불편해서이기도 했지만, 어디 아이들과 마음 편하게 들어 갈 식당을 찾지 못한 이유가 컸다.

 

베네치아에서 비싼 값을 지불하고 시원찮은 음식을 먹고 나온 경험도 두고두고 아쉽다. 살아 생전 언제 또 가보겠냐고 생각하면 눈 앞에 닥친 기회를 그렇게 놓쳐버린 것이 아까울 따름이다. 로마에서도 그 사람 많은 관광지의 무수한 식당들 앞에 서서 어디로 가야 아이들에게 더 이탈리아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미아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졌었다. <한입이어도 제대로 먹는 유럽여행> 이런 책이 미리 나왔더라면, 더 씩씩하게 맛있는 여행을 하고 더 오래 추억에 남을 시간을 가졌을 것 같다.

 

'로컬들만 찾는다는 맛있는 핫플레이스 154' 가 부제인 이 책은 로마(85), 피렌체(26), 베로나-베네치아(11), 런던 (10), 파리 (43), 부다페스트 (18), 프라하 (15)의 식당들을 소개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에서 최대 규모라는 백화점  식품부에 갔다가 정말 만족할 만한 경험을 했다. 신선하고 다양한 식재료들을 실컷 구경한 것이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세계의 식재료들이 캔이나 유리병에 담겨서, 또는 날 것인 상태로 보기 좋게 진열 되어 있는 광경이라니...

 

이 책에서는 런던의 백화점 '헤롯'을 그렇게 소개하고 있어서, 얼마전 나의 경험에 비추어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단지 한 페이지의 간략한 소개와 사진 한 장인데도 뭔가 마구 상상이 되는 그런 기분이었다. 식당들만 소개한 책인 줄 알았더니, 로컬 시장이나 백화점 식품부를 소개하는 센스라니!!! 쫌 멋짐이다:)

 

도로를 달리는 내내 양옆으로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의 절경에 정말 혼이 쏙 빠졌다. 거기에 더해 내리쬐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내가 샹파뉴에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잠깐!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흔히들 기포 있는 와인을 뭉뚱그려 샴페인이라 부르곤 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스파클링 와인중 오직 이 상파뉴 지역의 와인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샴페인은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이다. 프랑스 내에서도 샹파뉴 지역 외에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들은 샴페인이라는 표현 대신 크레망이라 부른다. 205쪽

 

샴페인 마을 에페르네를 소개한 글의 일부이다. 단지 식당 정보책이 아니라 군데군데 이런 깨알 팁들이 있어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소지으며 볼 수 있겠다. 이런 책을 꾸린 저자라면 당연 다정다감하겠지만 그 성격이 이모저모 책에서 다 보여진다. 뭔가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픈 마음 같은 것.

 

사실 요즘은 굳이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이 없어졌다. 열심히 읽던 여행책들도 심드렁하다. 그저그런 날들 사이에서 오랫만에 맛있는 여행책을 읽고 나니 기분이 산뜻해졌다. 물론 백프로 독파하진 않았다. 그렇게 보고 싶지 않은 책이다. 여러 날을 두고 펼쳐 볼 것이다. 상식도 쌓고, 상상도 하며 여러 도시의 미각을 간접 체험 해 볼 작정이다. 살다보면 또 어쩌다 가게 되는 날이 올지도!

 

나는 셰프가 아니다. 따라서 이 책 또한 요리 전공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현지의 맛있는 음식들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낭여행지들을 선정하였으며, 여행중 한 번쯤 접근해볼 만한 가격대의 음식과 식당들 그리고 관광지에서 멀지 않아 전체 여행 일정에도 큰 차질을 주지 않을 곳들로 골랐다. 유럽 요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 나가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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