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겨울 봄 편에 이어 여름 가을 편을 보았다. 시기적으로는 여름 가을이 먼저 나왔으니 거꾸로 본 셈. 사계절이 평면적으로 나열 되어 있어 전후를 살펴 보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리얼? 생활이 가능하기나 한건가 하는 의문을 받았던  여름편은 역시 리얼이지만 생활의 냄새가 묻어 있지 않았다. 환타지 장면도 두어군데 나오고. 여름편이 일상의 도시인들에겐 환타지라면 겨울편은 환타지를 현실로 가져오는 장치들을 일부러 심어 놓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겨울편에서 주인공이 공장에서 일하는 장면 같은 것이 그랬다.

 

예쁘기 보다는 씩씩하다는 느낌을 주는 주인공이 작업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 여름편의 압권이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앵글이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자전거의 시선으로 주인공의 뒷모습을 따라 가는데 평범한 시골 풍경 안으로의 질주만으로 이 이후의 내용이 어떻든 상관이 없다. 볼 것을 다 봤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가을편의 마지막 장면으로 역시 가을 작업복 차림의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다. 이번엔 자전거를 탄 사람의 눈높이에서 앵글을 잡았는데, 뒷모습을 쫓다가 마지막에서 건강미 넘치는 여주인공의 얼굴을 잡아 주는 것에서 삶이 사람을 관통한 듯한 더 건강해진 주인공의 당당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음식이야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소박한 시골 풍경이 한 컷 한 컷 가슴을 파고 들었다. 정작 다 보고 나니 음식을 만드는 장면보다는 농사 짓기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 같은 것이 남았고, 호두를 담았던 대바구니가 참 이뻤다.이런 소소한 도구들을 보는 것이 재밌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완성해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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