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미드나잇 인 파리>를 다시보기 하고, 뜬금 없이 이탈리아 풍광이 아름다웠던 어떤 영화가 떠올랐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파리에 가보지 않고도 파리를 더 잘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영화다. 파리의 가장 이쁜 풍경을 색감을 덧 입힌듯 몽환적인 이미지로 감상할 수 있다. 그 도시에 숨쉬는 역사와 인물의 드라마까지. 주말에 한 번 더 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사실 난 파리보다 런던을 더 좋아하는데, <미드 나잇 인 파리>를 이번에 보고 파리가 미칠듯이 좋아졌다.
<미드 나잇 인 파리> 덕분에 떠올려진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는 제목도 줄거리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레몬농장의 노란 레몬들이 선명히 기억나는 영화였다. 그래서 레몬 농장 결혼식이란 키워드로 검색해서야 제목을 찾았는데 역시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한 제목이었다.ㅜㅜ 이 두 영화는 심오한 인생의 의미 찾기를 하는 영화는 아니고 아름다움에 관한 소프트 터치. 정도의 분위기다. 나의 취향적인 감상으로는 인물보다 배경에 더 주목하였는 바 공간과 자연이 행복감을 주는 영화다. 이탈리아 풍광을 조연으로 삼은 영화는 더러 있지만 주로 여행영화라는 컨셉으로 지나가면서 풍광을 보여주는 식인데,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는 이탈리아 민가 체험 같은 컨셉으로 한 곳에 머물면서 그 곳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제주도 서귀포쪽에 가면 이탈리아 레몬 농장 같은 풍취를 느낄 수 있다는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