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묵힌 마음이 있었는데,

어제, 그 마음이 자리를 찾았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에티오피아 시다모를 한 모금 머금은 순간

아,

하고 속탄성이 나왔다.

시다모가 너무 시다모 같아서 눈물이 찔끔 나올 뻔 했다.

 

이런 자리, 이런 마음, 구체성은 없었지만

나는 늘 이런 걸 원해왔어 하는 기분.

행복이란 단어는 쓰고 싶지 않지만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행복했다.

 

첫만남은 늘 힘들지만, 고민하지 않아도 내 마음 같겠거니 하면

관계가 쉬워진다.

고민이 필요없는 만남은, 그리고 마음과 마음은

맞물려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스스로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은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마음의 자리를 찾아준 그에게 감사.

그 자리에 있어준 그녀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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