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는 피고
조개는 맛있고

단어들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체가 없었다.

 
한단어 한단어를 생생하게 알아진것같은 효과가
이 책에는 있다

 
찔레꽂
사랑하느라
더 깊어지는 오월

 

 

 

 

 

 

 

 

 

 

 

 

 

바다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의 서문을 베껴쓴다.

 

저는 당신이 바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늘 바다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찾아가더라도 회 사먹고 바닷가 조금 걷다가 돌아오고 말지 않나요? 그렇다면 당신에게 바다란 늘 그곳에 있는 파랗고 거대한 덩어리일 뿐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다르다고들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입니다. 깊숙이 친해지게 되는 것, 어린아이처럼 깔깔대게 하는 것, 이윽고 뒤엉킨 매듭을 하나하나 매만지게 되는 것, 머물다보면 스스로 그러하게 되는 것, 말입니다. 산은 풀어진 것을 맺게 하지만 바다는 맺힌 것을 풀어내게 하거든요.

 

이 책에는 30종의 해산물(한 종은 예외입니다만)이 등장합니다. 낚시와 채취, 요리법,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사람살이가 나오죠. 섬사람 생활이 그렇듯이, 소박하면서 구체적이고 보편적이면서도 각자 뚜렷한 것들입니다.

 낚시꾼이 대어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고 있자면 커다란 코끼리를 발로 밟고 있던 백인 사냥꾼이 떠오릅니다. 그는 자기보다 수백 배 큰 짐승을 죽였다는 것은 기억하겠지만, 아프리카 불타는 노을과 나뭇짐  이고 총총 걸어가는 줄루족 여인의 뒷모습과 강을 건너는 누우 떼와 소나기 뒤에 돋아나는 여린 꽃잎은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큰 물고기를 낚았다, 또는 놓치고 말았거나 입질도 못 받았다, 만 기억한다면 우리 마음속의 바다는 인공낚시터 물칸처럼 초라해지고 맙니다. 우리가 아주 기가 막힌 하루를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자산어보>는 1814년 손암 정약전 선생이 쓰신 어류학서입니다. 흑산도 바다 동식물에 대한 사전 같은 것이죠. 가치가 매우 높은 책이지만 사람들이 재미없어 합니다. 그래서 저는 200년 전 흑산도 바다와 지금의 바다를 연결해보았습니다.(매 편 도입부는 <자산어보>에서 부분 인용한 것입니다.) 그러자 그 긴 시간이 무화되면서 귀양살이의 고독을 탐구와 기록으로 바꾸었던 선생의 실천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의 사연 사연이 함께 뒤엉키며 휘돌았습니다. 그것을 책으로 엮어놓으니, 바다에서 실컷 뛰놀고 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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