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는 카라의 에니시테다. 처음에는 카라의 어머니가 그에게 나를 `에니시테 에펜디`라고 부르도록 가르쳤는데, 나중에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에니시테라고 부르게 됐다. 카라가 우리 집에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우리가 약사라이 동 뒤편, 밤나무와 보리수가 우거진 어둡고 눅눅한 골목에 살던 시절부터였다. 1-48

나는 지금 세밀화의 여러 가지 기본 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할 카라를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만약 당신들이 세밀화를 그리거나 예술 창작을 하면서 실망감을 맛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신들이 타고난 재주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몰라도, 부와 명예는 다른 곳에서 찾는 게 좋을 것이다. 재능과 노고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술에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1-50

37 나는 여러분의 에니시테요
내 장례식은 내가 원한대로 아주 훌륭했다. 와주기 바랐던 사람들이 다 왔고, 그래서 자랑스러웠다. 이스탄불에 머무는 대신들 중 키프로스 출신의 하즈 후세인 파샤와 절름발이 바키 파샤는 내가 한때 자신들에게 봉사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조문을 와서 의리를 지켰다. 2-47

이 멋진 승천 중에 보았던 색들을 무슨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모든 세계가 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것이 색임을 나는 보았다. 나를 다른 모든 것들과 구별하는 힘이 색에서 나온 것이고 지금 나를 사랑으로 껴안고 세계와 연결해 주는 것도 색이란 걸 깨달았다. 2-49

베르자흐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보이고 공간의 경계도 없다. 그러나 삶이 꽉 끼는 셔츠와 같다는 것은 오직 시간과 공간의 감옥에서 벗어나야만 깨달을 수 있다. 죽은 자들의 왕국에서 진정한 행복은 육신이 없는 영혼이라면, 산 자들의 영토에서 가장 큰 행복은 영혼 없는 육신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죽은 다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다.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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