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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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성공한  삶이다. (성공이나 목표등의 단어들을 싫어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든 생각이다) 그만하면 인정도 받았고, 그만하면 사랑도 했고, 그만하면 성과도 있었다. 성찰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지만 그만하면 성찰적 삶이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20대에 찾아 꾸준히 해내었으니 부러운 삶이다.

 

타박 타박 자기 길을 걸으면서 남의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스토너의 삶, 스스로는 '내가 좀 강했더라면'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스토너가 아내와 딸, 로맥스와의 관계에 있어 더 강하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더라면, 개선이라기 보다 갈등을 낳았을 것이다. 자신이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특히 다른 사람의 삶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 강한 사람들이말로 얼마나 폭력적인가.

 

'스토너' 같았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정도 세상도 유지되고, '스토너'적인 삶을 보며 성공했다고 인정해 주는 시선이 많을 때 덜 폭력적인 세상이 될 것이다. 일상의 낱장 낱장을 담담히 기록한 것 같은 느낌이 잔잔했고, 순간순간 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은 문장들이 많아서 위로가 되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그랬다. 이언 매큐언이 이 소설을 읽고 '아름답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에도 공감한다. 다만 뒷표지나 책 띠의 요란한 문구들은 몹시 거슬린다. 마케팅은 결코 '스토너'적이지 않다. 하마터면 책을 안 읽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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