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참 예쁘다
아직도 예쁘고 안 예쁘고에 맘이 이랬다 저랬다
예쁘지 않은 책은 읽기 싫으니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북디자인이 있는 거겠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는다.
이런 부분이 눈에 들어 온다.
47
불은 꺼졌다. 황금빛 숯덩이가
재로 살짝 덮여 가고,
보일 듯 말 듯 연기 오르는
벽난로엔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다. 담뱃대 연기는
굴뚝을 향하고,투명한 술잔은
여전히 식탁 위에 놓여 있다.
저녁 어둠이 깔리고.......
(왠지
'늑대와 개 사이'라
일컫는 황혼 무렵에
친구와 나누는 술 한잔과
헛소리가 나는 좋더라.)
친구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p142
들어오는 길에
맥주 한 캔 사와서
혼자 마시고
나는 왜 늘 저녁 무렵 같은 기분으로 살까
내겐 평생이 '늑대와 개의 시간' 이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