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뉴욕 영화로 만나는 도시
스콧 조던 해리스 지음, 채윤 옮김 / 낭만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다. 뭔가 진지하고 히스토리 위주일 듯 했던 예상을 깨고 잔잔한 이야기를 들려주듯 다가온 <필름 뉴욕>. '영화로 만나는 도시'라는 부제에 맞게 한 페이지 페이지가 영화의 장면이 되었던 '뉴욕'의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44편의 영화와 그에 해당되는 몇 장의 스틸사진, 감독과 배우는 물론이고 장면이 나오는 타임 코드까지 가벼운 듯 야무진 소개로 꽉 찬 책이었다. 영화 장면들과 지도, 사이사이에 영화에세이 7편은 기획도 좋고 구성도 참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누구지? 이런 책을 만든 사람...하고 보니, 스콧 조던 해리스 라는 <Big Picture>라는 잡지의 편집자다. 영화에 따른 짧은 평론들도 참 잘 읽혔는데, 여러 명의 자유기고가들의 솜씨였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야 배경지식이 있고 없음에 따라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할 것이다. 나의 경우엔 대체로 모르는 영화를 알아가는 재미와 알고 있는 영화를 찾아 보는 재미 반반이면 족할 것 같다. 이 책엔 내가 본 영화들은 10여편에 불과했지만, 이름만 들어 본 영화랄지 아는 감독 아는 배우로 치자면 모두 더해서 반이 조금 넘을 터. 이미지와 평론 에세이가 적절히 섞여 내 취향에는 딱 맞는 책이었다.

 

젊은 시절 로버트 드니로의 매혹적인 컷과 마틴 스콜세지가 리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던지 하는 영화 주변의 이야기들도 뉴욕의 이미지를 풍성하게 해주었다. 전체적으로 톤이 다운된 영화의 스틸 사진들도 지나간 영화사 파노라마를 보는 듯 정겨웠다. 단지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뉴욕 곳곳을 여행하고, 많은 배우들을 만나고, 오랫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본 기분. 이런 책도 있었구나.. 발견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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