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하나가 떨어진다
날개짓하다 멈춘걸까
달빛 속에서 살아나라
하얀 날개여
하지만 밤은 까맣게 내려
하늘거리는 잎새를 누르고
계절은 다시 돌아온대도
떨어져 버린 넌
돌아오지 않네
날아오른 건 나비 하나
허공속에서 멈춘다
역시 나에겐 찰나였어
이어갈 순 없겠지?
하지만 밤은 까맣게 내린
계절은 다시 돌아 온대도
떨어져 버린 건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아
2011
기다림
미칠 것 같아
기다림 내게 아직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 네가 미웠어
참을 수 밖에
내게 주어진 다른 길 없어
속삭여 불러 보는 네 이름
어두운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부서진 조각배 위에 누인
내 작은 몸
언젠가
그대가 날
아무 말 없이 안아 주겠죠
그 품 안에
아주 오래도록
나에게 지워진 시간의 무게가
견디기 힘이 들도록 쌓여간다 해도
언젠가 그대가 날
그댄 나를
그 품 안에 아주 오래도록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