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성향이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에겐 모두 '똘끼'가 있다고 생각한다.

똘끼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떤 외향을 가졌느냐고 말하자면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뭉뚱그려 '조금 특별한 에너지'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동률의 내사람

김동률의 이번 음반은 꼭꼭 눌러 놓은 에너지를 표출한 음반이다.

어떻게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고급스러움.

차게 서정적으로 깊은 울림을 갖는 김동률의 목소리.

그는 자신과의 감정이나 대중과의 거리를 확실히 두는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동행의 곡들 중에서 '내 사람' 은

발산되는 에너지를 그대로 둔 듯한 감정을 최대한 덜 자제한 곡으로 들린다.

점잖고 세련된 그이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똘끼를 발산해야만 사는 뮤지션.

이번 음반에서 숨겨진 똘끼를 제대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하의 내 사람

처음 뮤비를 보다가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 올랐다.

일견 조선인으로서 공옥진의 한과 몸짓을 계승했다고도 보여지고

과거 장기하 스스로가 언젠가 밝혔듯이 데이비드 번의 무대 연출과도 일맥상통한 퍼포먼스.

나 비록 STOP MAKING SENSE 음반을 미친 듯이 좋아하지만 이번 장기하의 춤사위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작정하고 음원으로만 들었더니 역시나 장기하식의 중의적인

노랫말과 흥겨운 가락, 탈춤이라도 추어야 할 것 같은 흥이 났다.

행진곡 같은 드럼 소리와 오른 귀에서 들리는 전자음악 우웽우웽 지지지징

남들에게 모범적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은 위악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포장하기도 하는 것 처럼

왠지 장기하의 몸짓에는 자신이 가진 틀을 깨려는 듯한 가식이 보였다.

비디오로 봤을 땐 시각적인 효과가 너무 강하니까. 그런데 귀로만 노래를 자꾸 들으니

나도 장기하처럼 몸을 움직이고 싶어졌다. 신난다. 재미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숨기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문득 너무나도 다른 두 곡 '내 사람'을 들으면서 누구는 똘끼를 숨기며 살고 누구는 부러 드러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꼭 꼭 눌어 담았던, 일부러 표출 시켰든, 오래 기다렸던 소식이기에 반갑기 그지 없다.이 두 완벽주의자의 노래로 10월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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