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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반양장) - 박노해 사진 에세이,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인가 부암동 어디께였던 거 같은데, 우연히 지나다 작은 공간에서 열리는 박노해 사진전을 본 기억이 있다. 아, 이렇게 다니시는 구나. 하고 조용하고 소박한 그 공간에서 한참을 있었다. 우리 시대에 치열한 혁명가로 '노동의 새벽'으로 기억되는 시인 박노해.
<다른길>은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라오스,버마,인디아,티벳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나라이름이나 나눔이 부질 없을 정도로 한 풍경 한 마음을 담고 있는 사진과 글들이었다. 잔잔한 감동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사진 한 장 한 장 글귀 하나 하나가 모두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이정표 앞에 서면 항상 길을 잃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이정표는 그의 인생의 화두라고 했다. 시인이 걷는 길은 이정표가 없는 길. 시인은 마음의 지도를 따라 온종일 온 세상을 걷고 있다. 그에게도 시인을 따라 이정표 없는 길을 가라고 하고 싶다. 세상 끝 간데 까지.
하루 일을 마치고 노을이 물든 마당에 모여 앉아 수확한 감자와 갓 볶아 내린 향긋한 커피를 마신다. '아이가 자라서 라당의 농부가 되면 좋겠어요' 밭을 밟고 오르며 농사짓는 것 몸이 좀 힘들 뿐이지만 남을 밟고 오르는 괴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지요. 늘 마음의 평화를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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