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 <내 여행의 명장면> 공모전 당선작 모음집
강지혜 외 33명 지음 / 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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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아니다. 공모에 모두 천여편이 넘는 글들이 접수 되었다는 것을 보면.

접수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당연히?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일터이다. '달' 답게 역시나 이쁘게, 감각적으로 또 한 권의 책을 펴내었다. 살금살금 읽어지는 달의 책들. 서점에서 몇 부분을 읽어 보고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첫 글이 너무 감각적이어서 시끄러운 서점에서 읽으니 잘 안 읽혔다. 첫 글은, 줄거리를 따라가는 서사의 여행이 아니라 순간의 감성을 시적으로 표현한..그런..너무 예술적이었다고나 할까..자칫 손에서 놓을 뻔 했다.

 

조용한 곳에서 다시 천천히 읽으니 한 편 한 편 모두 떠나는 자들의 마음이 오롯이, 참 잘 담겨있다. 마치 내 안의 여러 명이 모여 한 권의 책을 낸 느낌. 계획하거나 계획하지 않거나, 떠나거나 떠나지 않거나 우리 삶의 한 장면 한 장면은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찰나의 순간에도 우리의 감정은 흔들리며, 그 순간의 흔들림을 마주하고 사는 우리는 참 허하거나 아픈 존재이다. 속이 긁히고 있을 때도 무연하게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우리는, 그래서 참 외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외롭다고 항상 손 내밀 수 있나. 그래서 짐을 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숱한 감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공감하며 즐거웠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 사이에도 어떤 보이지 않는 끈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읽고 나서 어떤 글이 내게 가장 와 닿았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다. 그리고 떠올려 보았다. 순간 어떤 장면이 딱 떠오르는 글이 있긴 했지만, 이거다 라고 한 편을 꼭 집기 어려울 만큼, 한 편 한 편이 골고루 다 마음을 건드렸던 부분들이 있었다. 우리는 결국 인생의 명장면들 속에서 여러가지 마음을 다스리며 일깨우며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 삶의 수많은 장면들을 기획하고 연출하며.. 심지어 살아내기까지 하고 있는 멋진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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