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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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강박이 된 것 같은 요즘. 어쩌면 뻔한 유럽 여행책. 많기도 많은 여행책들 사이에서 어떤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가하고 읽어 보았다. 여행자마인드의 감성적인 문체에 지은이의 문필가 다운 독서력이 어울려 딱 대중이 원하는 만큼의 여행책이 기획 되어진 느낌이었다.

 

여행자들은 머무를 때도 여행에 노출되어 있다. 요즘은 정말 굳이 책을 찾아 읽지 않더라도, 여행 채널만 보고 있어도 정보가 넘쳐난다. 그래서 어떤 여행지를 진작 내가 가봐서 아는지 정보만으로 아는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드는 느낌은 새로운 정보라기 보다, 복습 또는 교양의 의미로 다가왔다.

 

사실, 여기 나온 여행지들은 모두가 다 익숙한 곳이었다. 가보았던 곳이던, 정보를 많이 접해서든 익숙한 곳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 한 번 가본 것은 가본 것이 아니다 였다. 한 번 스윽 지나온 곳은 그냥 안가고도 알 수 있는 정도의 느낌 이상의 무엇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나쳐 온 여행이 아쉬웠다.

 

열심히 공부하거나 계획해서 떠나지 못할 때, 가기 전이든 가고 나서든 이정도 느낌으로 가볍게 예습하거나 복습하기에 맞춤한 여행서다. 부럽게도 작가는 혼자 떠난 여행에서 정말 그 곳에서의 느낌들을 충만히 채워 온 것 같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인문학 적인 교양이 여행지의 낯섬과 이채로움을 만나 가벼운 듯 깊이가 있다. 에필로그의 101번째 여행지가 특히 좋았다.

 

하지만 섹션을 만들기 위해 만든 듯한 그래서 중복되는 느낌의 꼭지들은 좀 아쉬운 점이었다. 기본적인 여행지도 좋지만 너무 익숙한 여행지만 있다는 것도 새로움이 없었다. 문학 작품의 인용이 많은데 마지막에 인용서를 따로 정리해 둔 것은  좋았다. 꼭 읽을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좋다. 독서 리스트가 생긴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니까.

그저 혼자 오래 오래 걷는 것만이 아름다운 위안이 되어 줄 때가 있다.

여행도 너무 '열심히'만 다니면 백과사전을 섭렵하는 것처럼 '향유 없는 주입'이 되고 만다.

세 사람은 낚시를 할 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다만 듣는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를. 강물이 세차게 흘러가는 소리를. 물고기가 조심스레 미끼를 향해 입질을 하는 소리를. 그리고 이 모든 강과 숲과 물고기의 소리를 듣기 위해 숨죽인 서로의 숨소리를, 다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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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1 2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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