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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듯 랄랄라 - 홍대.유럽.제주의 모퉁이에서 살다, 만나다, 생각하다
황의정 글.그림.사진 / 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죄로 느껴지는 자기만의 행동특질 같은 것이 있는 거 아닌가.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사는 것, 헌책방이나 리사이클링 센터 앞을 그냥 지나치치 못하는 것, 남이 버린 물건 집으로 주워 들이는 것.가뜩이나 정리를 못하고 사는 나는, 나의 이런 행동이나 마인드를 몹쓸 것으로 치부해왔다. 하지만 어쩌지 못했다. 깔끔한 친구는 절대 집에 들이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
그런데 '여행하듯 랄랄라'를 읽으며 지저분한 내 인생에 면죄부를 받은 느낌이다. 공감이라는 절대적인 소통. 찌질해도? 비루해도? 괜찮아 라며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것 같은 그런 치유의 느낌. 캠핑카로 유럽의 빈티지 시장을 순례한다거나, 자유롭게 사는 것 같으면서도 어떤 부분 치밀하고 완벽한 마인드는 참 닮고 싶은 부분이었다. 그런 가운데 계산이 안나오는 그들만의 독특한 구매법은 순간순간 유쾌하고 즐거웠다. '여행하듯 랄랄라'라는 제목에 딱 어울리는..
책에 나온 인도의 향료 시장이나 유럽의 빈티지 마켓은 읽고 있는 중간에도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울컥 불러 일으켰다.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어, 이 책 뭐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진솔하고, 문장은 잘 읽히며, 일러스트는 귀엽고, 사진은 느낌있다. 게다가 창조적인 만능 뚝딱쟁이 남편에 개자식 두식이, 그 숱한 손재주를 가진 글쓴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졌다(부러워 눈물이 난다). 마음이 푸근하다.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