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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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 여행책 코너에서 제목에 끌려서 산 책 끌림. 상태가 그다지 깨끗하지 않았는데도 5천원 넘게 주고 샀다. 왜그랬지? 사놓고 표지가 지저분한 것이 맘에 걸려 1년 넘게 꽂아만 두었다 최근에 읽었다. 표지를 벗기고 맨 몸뚱이를 잡고 읽었더니 겨우 읽혔다. 다 읽고 나서야 그리 오래된 책이라는 것도, 개정판이 나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고 나서 한 번쯤은 읽었었구나..하는 것도.

 

스토리 보다 장면. 책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사진이 큰 몫을 하는 이 책의 특징도 있겠지만 읽는 내내 이미지들이 마음에 그림처럼 새겨졌다. 잠시는 너무 감성적이어서 좀 피곤하단 생각도 들었는데, 정말 잠시. 나도 모르게 작가의 시선으로 그런 마음이 되어 버렸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이 사물과  풍경이 바라봐 졌다.

 

 산문이지만 호흡이 길지 않아 시를 읽는 느낌이어서 좋았고, 조용하고 슬픈 느낌인데 읽고 나면 이상하게 에너지가 보충된다. 책을 통해 떠났다고 느껴서 인가하고 잠시 생각했다. 남의 책을 읽고 내 속내가 다 까발려진듯한 기분이 든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그래서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 속 얘기를 실컷 털어 놓고도 후회되지 않는 그런 기분이었다.  

 

봐도 봐도 자꾸 봐질 것 같다. 글을 읽고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속편한 사진집.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잡지.  친구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재미? 묘미?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구판을 읽고 나서 개정판은 새 책으로 샀다. 뭐가 다른지도 궁금하고 새 책이 가지고 싶어서였다. 어딘가에서 여행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너 혹시 끌림 두 권 다 있니?" 라고 물었는데, "응"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 사람하고는 모든 것이 다 통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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