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수녀의 유럽 미술 산책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이주헌 감수 / 예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가볍게도 진지하게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종교에 문외한인 나는 이 정도 가볍게 종교적인 해설이  좋다. 지은이는 아마  종교적인 해설이 안하려고 노력한 것이 이 정도인 것 같다.

   피에타를 설명한 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깊은 외로움에 충격을 받았다. 마리아는 아름답지만 슬픔에 잠긴 산이고 예수는 그 아래를 흐르는 강처럼 보인다. 살아 있는 마리와와 죽은 예수는 고립되어 있지만, 둘은 서로에게 속하기 때문에 아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작품이 지닌 외로움을 미켈란젤로의 외로움과 연결시켜 이야기한다.

 

언젠가 왜 마리아를 이렇게 젊게 표현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미켈란젤로는 나이가 들기에는 마리아가 너무 아름답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대답은 젊은 엄마를 잃어버린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는 눈이 아니라 (눈은 그리스도를 향해 있다) 그 섬세한 손으로 우리에게 호소한다. 그녀의 텅 빈 손은 자신의 다른 모습이기도 한, 사랑하는 이가 없는 삶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 침묵의 호소는 충만한 인간이 되라는 엄숙한 권고이다.

웬디 수녀는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작품 그 자체, 그 작품을 만든 작가, 작가와 작품이 빚어낸 영적인 세계,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골고루 이야기하고 있다. 그 균형잡힌 시각의 내면은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되어 있음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알고 있는 작품들과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적당히 뒤섞여 나오는 것도 호기심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쉽게 읽혔다. 또  각 장의 초입에 도시의 느낌을 적은 것과 마지막 부분에 작가들이 이력이 나오는 것등의 짜임새도 좋았다.  쉽게 손이 가는 곳에 두고 틈날 때 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스페인,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빈,상트페테르스부르크,베를린,파리, 안트페르펜,암스테르담,헤이그의 여정을 따라가며 달변가와 함께 회화와 조각의 해설을 듣는 것은 유쾌한 경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