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랑 놀자 4 - 열매
황성옥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놀자’라는 말처럼 매력적인 말이 또 있을까. 노는 방법이야말로 무궁무진하지만 그림이랑은 어떻게 놀아야 하는 것인지 한 번 펼쳐보자.

이 책에 소개된 그림과 조각들은 대상과 표현기법, 재료 면에서 다양한 관점과 표현기법을 보여준다. 작가도 다르고 시대도 다른 여러 점의 그림이 '열매'라는 공통점으로 묶여있다.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들을 한 자리에서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풍요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뭔가 대단한 예술적 체험이라도 한 듯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이제 가을이라 열매들이 수확될 계절이니 그런 계절감과도 맞춤하여 아이들도 사과 한 알을 보면서도 뭔가 예술적인 충만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한다.  한 그림 한 그림 소제목을 달아 그림과 조각을 재미있게 소개했는데, 이정도 책이라면 아이들이 그림을 생활속으로 끌어들이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저학년 권장도서인데 아이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책이다.


<덧붙여>

표지에 ‘'그림이랑 놀자‘는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우리 명화시리즈입니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문구를 보면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되 그 도구로 사용한 것은 우리 명화다 이런 얘기다. 하지만 이 책 역시 내용을 소개하는 키워드를 잘 못 뽑았다. 상업적으로 자극적 문구를 뽑아 봤겠지만, 그런 현실이 잘 만든 책 한 권을 2프로 부족하게 보이게 한다.


‘생각’, ‘명화’ 이런 단어들은 이제 너무 진부하고 통속적이다. 요즘의 아이들은 생각이 부족한 아이들이 아니라 정서가 빈곤한 아이들이다.  그림을 통해서 생각을 키운다라는 것이 틀리거나 잘못된 발상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시류에 영합하기 보다 시류를 이끌어 가는 출판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 책의 내용에 맞춘다면 “아이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우리나라 좋은 그림을 담았습니다.”가 더 적당할 것 같다. 


어찌되었거나 이 책은 그림을 보여주기 위한 책이다. 그림은 왜 보여주려 하는가.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게 되면 들여다 보게 되고 들여다 보면 애정이 생긴다. 마음과 마음이 닿아서 정서적으로 풍부해지고, 그런 풍부함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새로이 발견하게 하고, 그런 애정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뭐 이런 인식의 전환까지 이끈다면,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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