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3
제럴딘 맥코린 지음, 에마 치체스터 클락 그림, 송영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전부터인가 신화의 열풍이 불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화의 관심이 증폭 된 원인을 사회문화 적인 배경에서 찾아 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학부모인 경우 서점에 넘쳐나는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책들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환호하기 보다 염려 하는 마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만화라는 것이 신화의 내용에 관심을 두기 보다 현란한 신들의 육체미에 집중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 사실 같은 이유로 나도 신화 만화책을 보는 아이를 탐탁치 않아했지만 밀물처럼 밀려드는 유행의 코드엔 방어할 힘이 없었다.

신화,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그런 유행의 폭풍 속에 서있기 싫은 것 머리 나쁜 내가 소화하기에 너무도 많은 이름과 족보, 이해하기 싫은 근친상간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 맺음 등등 신화는 상징의 의미를 이해하지 않고 보기엔 내겐 너무 싫은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허면 아이들은 신화에 등장하는 수 많은 상징의 의미를 알고 보는 것일까?

그래서 아이들에겐 단순화 된 신화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다. 마루벌에서 나온 그리스 신화는 작가가 작가의 해석으로 신화의 이야기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었다. 해석이라고 해서 변형의 의미는 아니고 복잡한 관계를 적절하게 단순화 시켰다. 그리고 살짝살짝은 그 의미들을 문학적으로 해석해 놓았기 때문에 작가의 가치관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런 부분은 아이들이 신화를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신화에 담겨 있는 의미들을 되새기게 한다.

그 의미들을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식으로 덧대고 비추어서 살아갈 것인가 하는 일들을 생각게 한다는 점에 신화가 긍정적으로 다루어 졌다. 이야기가 짤막짤막해서 부담 없이 읽히고 일러스트도 이야기의 수준에 맞게 적당히 단순하다. 짧은 이야기 모음이라 저학년이 혼자 읽기도 가능하지만 엄마가 읽어서 잠자리에 들려주기에도 좋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거나 또 다른 경로로 자세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어른 이라면 이 책이 너무 단순화 되어서 불만일 수도 있다.

만화와 어른 책의 중간 단계에서, 아이들의 감각적으로만 신화를 보는 단계에서 신화의 의미와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는 것을 깨우치기에 좋은 텍스트다. 책의 장정도 노트 수준의 크기여서 복잡하지 않고 그림책 같은 느낌으로 읽혀서 부담없었다. 나 처럼, 어려운 어른책이 읽기 싫은 어른이 읽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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