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꼬리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6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레오 리오니란 이름은 어쩐지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긴다. 그의 책이 일찌기 분도풀판사에서 출간 되고 그가 쓴 동화는 거의가 세상을 사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해서인가 보다. 느낌과는 달리 그는 젊어서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후에 디자인 공부를 해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다가 나이 쉰 살에 비로소 '노랑이와 파랑이'로 그림책에 입문했다. 그것도 손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레오리오니의 책들은 수십여권이 출간되어 있어서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그의 책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프레데릭'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었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멋있는 책이어서 작가의 존재를 다시금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새로 출간 된 <초록꼬리>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표지를 열었다. 작가 특유의 귀여운 생쥐 캐릭터를 사용하였으되, 꼴라쥬 기법이 아닌 다소 어두운 느낌의 유화라는 것이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교육을 통해서나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가면'을 장만한다. 사회적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예의나 조화의 의미에서 어느 정도의 가면이 필요하지만,  가면의 인생을 살다보면 어느새 '참나'를 잊어간다는 것이 문제다. 현대 사회를 살수록 자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 힘들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 인간의 모습을 표면적으로만 자각할 때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은 이중성이라는 측면에서 자학의 계기가 되고, 그런 감정은 열등감이나 폭력성으로 밖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자아찾기'는 일생을 통해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키워드이다.

레오 리오니는 <초록꼬리>를 통해 자기를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가면의 모습을 자기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가면을 벗고 '참나'의 모습을 발견하라고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은 '참나'로 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삶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한 권 한 권 다시 읽으면서 내가 잊고 사는 것은 무엇인지, 책 속에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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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5-1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화 그림의 터치가 오히려 부드럽기도 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더군요. 아...서평이란 이렇게 써야 5만원이 되는 거구나...한 수 배우고 갑니다...ㅎㅎㅎ

2004-05-17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손의 미덕까지^^...마음을 비우면 5만원이 됩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