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비밀수업
오카다 준 글 그림, 김지효 옮김 / 대교출판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방과 후 비밀 수업'은 작은 조각 이야기 16편이 모여서 "학교"라는 커다란 이야기 덩어리를 보여준다. '학교'는 옛부터 많은 이야기들이,  알게 모르게 비밀들이 생기고 사라져간 장소이다. 건물 만이 아닌 아이와 교사와 그 안에서 일하는 이들이 결합 되어야만이 비로소 학교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탄생한다. '방과 후 비밀수업'은 그 조각 이야기들을 자잘하고 아기자기하게 엮어 놓았는데 정신 없거나 산만하지가 않고 심플하면서 유쾌하다.

'방과 후 비밀 수업'은 어쩌면 공공연한 비밀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 알고 있지만 비밀에 붙여 두었던 많고 많은 이야기들. '방과 후 비밀 수업'을 읽고 나면 '어쩜 이렇게 구석구석의 이야기들을 다 건드려 놓았을까.' 감탄하게 된다. 작가가 초임 미술교사 시절에 쓴 글이라 현장성이 느껴지는 사실감과 일본식 환타지의 절묘한 조화가 신선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들로 탄생했다.

학교쥐의 입으로 듣는 학교의 전설 같은 이야기들은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을 이야기하면서 학교의 물건, 헐려가는 학교의 옛 교사, 교정의 나무, 일하는 아저씨, 미술실의 도구를 통해 인간과 사물의 관계,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이야기한다. 행여 눈치 못할까봐 학교 쥐의 이야기를 통해 친철한 길 안내까지도 덧붙였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방과 후 비밀 수업'을 다 '듣고' 나면, 어쩌면 굴레가 되었기도 하고 지금 굴레이기도 한 학교의 육중함이 날아가 버리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의 학교와 학교의 과거와 미래 ,그 안에 존재하는 또 존재했던 이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동화, 오카다 준의 '방과 후 미술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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