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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추억 ㅣ 사랑과 지혜가 담긴 동화 11
에띤느 드랄라 지음, 채윤경 옮김 / 서광사 / 1991년 2월
평점 :
<온 세상 물의 왈츠>, <물이야기>,<물>이 취학전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독자 대상으로 했다면 <물방울의 추억>은 이 중에서 글자가 제일 많은 동화라, 초등 중학년용이다.
<온 세상 물의 왈츠>를 시집에 <물이야기>를 그림책, <물>은 백과사전에 비유했었다.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유형이며 그런 이미지로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물방울의 추억>은 소피라는 작은 물방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독자가 받는 느낌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래서 <물방울의 추억>은 전래동화에 비유를 해야 겠다.
<물방울의 추억>은 10년도 더 된 책이지만 오늘 날도 여전히 유용하다. 글쓴이의 10대 초반의 조카들의 그림이 일러스트로 들어 있어서 딱딱한 과학동화라는 편견을 몰아낸다. 비뚤비뚤 저학년 소피의 그림일기를 보는 느낌도 있고, 입말체라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다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서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초등 저학년도 충분히 혼자서 읽을 수 있다. 책의 장정도 요즘 수입되는 외국 그림책처럼 페이퍼북에 그 정도의 두께이다.
'증발'을 누군가 내 몸을 데워서 자기 쪽으로 잡아 당기는 일...이라고 얘기를 한 것처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고 간 재미가 있다. <물방울의 추억>이 위의 책들과 차별되는 점은 '사랑을 위해', '영원을 향해'같은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물방울을 의인화해서 물의 과학적인 순환원리를 인생의 이타적인 삶의 모습까지 연장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글이 많은 동화이다보니 위의 그림책들에서 이미지와 색으로 보여주던 그런 느낌들을 이야기로 풀어서 상세히 설명도 하고 물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위의 세 책을 먼저 보게 하고 여기에 나와 있지 않은 물의 쓰임에 대해 생각하게 한 다음..시간을 두고 <물방울의 추억>을 읽는다면 물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겠다. 유아기에 위의 그림책들을 열심히 본 아이가 우연히 학교 도서관의 서가에서 <물방울의 추억>을 발견한다면 어찌 그냥 지나칠수 있으랴...유아기 독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