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자바 정글 웅진 세계그림책 23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치과 의사 드소토>에서의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이 단정한 만화 같은 느낌이라면, <자바자바 정글>의 그림은 산만한? 삽화이다.그런데 이 산만함을 보고 있으면 '자유'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원색과 혼합색이 적절하게 균형감 있게 쓰였고, 마구 그린 듯한 터치는 정글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정글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난다. 그러면서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느낌은 이 책이 유아 그림책으로도 손색없음을 알려 준다.

색상과 구도도 학령기 전의 아이에게 맞춰쳐 있음을 알 수 있는데,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은, 이 정글 탐험가 레너드의 모습이 소풍 나온 대도시 아이이기 때문이다. 정글에 맞게 타잔형의 옷을 입거나 벌거벗은 모습이 아니라 모자 쓰고 배낭 멘 단정한 아이의 모습은 정글이 주는 자유 분방함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글이 아이들이 상상하는 자유의 세계라면 레너드가 입고 있는 옷은 현실의 억압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결연한 의지로 이리저리 엉킨 덩굴을 헤치며 나아가는 레너드를 보면서 부모들은 아이의 모습을 투시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입말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유아는 물론이고, 주인공을 동일시하는 차원의 초등 저학년까지도 독자 대상에 포함된다.

새와 곤충, 굶주린 식물에 둘러 싸인 레너드...꽃에게 잡혀 있는 커다란 나비, 입을 벌린 채 죽어 있는 괴물을 통과해 똥구멍으로 나오기. 맛있는 즙이 있는 커다란 노란 꽃, 비비 원숭이,새머리 뱀머리 쥐머리 재판관... 이런 설정들에서 스타이그의 특유의 아이다운 상상력이 여지 없이 발휘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감각적인 입말들은 어린 독자들이 마음껏 이야기 속으로 달려들 수 있도록 정글의 세계를 활짝 열어 놓았다.그리고 기어코 유리병 속의 엄마 아빠를, 유리병을 깨뜨리고 정글 밖으로 안내하는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이 책은 먼저 그림만 보면서 넘겨 보라고 권하고 싶다.그것은 그림책을 보는 통상적인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어설픈 듯 그려 놓은 그림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무한한 자유세계를 먼저 경험하게 하고픈 욕심에서다. 글이 그림의 위 아래에 배치 되었거나 때론 위에 때론 아래에 놓여 있는 구성도 그림을 먼저 보이게 하는 적절한 배치라 그림 읽기를 먼저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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