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집들 스코프스쿨 - 슈퍼스코프(9∼11세) 7
클레르 위박 지음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집들'은 '세계 여러 나라 집 이야기(한국 어린이 육영회)'와 '집짓기(보림)'의 다리 역할을 하는 책이다. 아이들에'작은 집 이야기(시공사)'와 위의 책들을 더불어 읽히면 한 가지 주제로 다양하고 깊이 있게 하는 독서의 맛을 보여 줄 수 있다.

과학책 시리즈란 선입견 때문인지, 처음에 나온 '꾸리의 꾀'는 꽤나 문학적으로 읽혀 졌다. 신화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 작은 서사시를 읽는 듯한 재미도 있었다. 동화는 주인공이 태내에 있을 때 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집을 매개체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비유와 상징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아이들을 상상력의 세계로 이끄는 신비한 느낌이 가득하다.이런 느낌들은 인생의 철학이 담긴 시적인 표현들과 집이라는 소재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은 세련됨, 먼 나라의 전설을 듣는 듯한 재미에서 비롯된다.

앞의 동화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성을 살찌우는 이야기라면 뒷 부분의 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은 다분히 이성을 일깨우는 학습적인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고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 끌도록 꾸며 놓은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뒷부분을 읽고 있노라면,마치 집에 대한 어린이 백과 사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어린이 잡지나 어린이가 직접 만든 학급 신문이 연상 되기도 한다.그만큼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로 아기자기하게 편집해 놓은 구성이 돋보인다. 아이들은 이 책에서 집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외에도 가족신문 만들기나 학급 신문 만들기에 활용할 수 있는 편집 아이디어나 미술적 감수성까지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는 책에서 그치지 않고 만들기나 그리기까지 유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렇게 책의 내용은 9세~11세 아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학년들이나 부모까지도 독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의 집들은 소년기의 감수성과 지적 호기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자칫 딱딱한 내용이 되기 쉬운 과학 상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책을 만들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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