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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만세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4월
평점 :
'방귀 만세'는 일본 작가 후쿠다 이와오가 쓰고 그린 저학년용 그림책이다. 이 책은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그런 책이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의 분위기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 표정,손 동작,발 동작까지 섬세하고도 아기자기하게 표현함으로써 책 속으로 절로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또 그림 곳곳에 만화적 요소를 가미하여 아이들을 시선을 붙잡고 있다.
'방귀 만세'는 두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 되고 있는데, 하나는 개인과 개인간이 이야기고 하나는 개인과 집단간의 이야기다.개인과 개인이라 함은 수업시간에 소리가 나도록 방귀를 뀌어버린 공부 잘하고 이쁘기조차한 요코와, 요코를 은근히 좋아 하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테츠오간의 이야기다.
작가는 왼쪽 페이지에 요코와 테츠오간의 아이 다운 심리 변화를 그리고 있고,오른 쪽 페이지에는 요코의 방귀로 야기된 갖가지 개인적인 방귀 이야기를 문답 형식을 통해 선생님과 반 아이들 간의 대화로 진행시키고 있다.엄마가 방귀를 안뀌어 걱정이라는 아이,유명한 레슬링 선수는 방귀를 뀔까 궁금해 하는 아이로 교실 안은 금세 재미있는 방귀 이야기로 가득 찬다.
아이들과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서 방귀는 살아 있는 수업의 소재가 되고, 그런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요코는 자연스럽게 쑥스러움에서 해방이 된다. 이런 과정에서 자칫 마음의 상처 받을 수 있었던 한 아이가 반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이 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요코와 테츠오가 다음 날 쓴 시를 보면 교육이라는 것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발현되는지가 잘 드러난다.
감수성 예민한 한 여자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을 수 있었던 방귀 사건이 방귀 만세가 욀 수 있었던 점은 교사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 장면은 일본의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살아 있는 시쓰기 교육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 우리 초등학생들의 현실에 비추어 부러운 마음이 앞섰다.
방귀만세는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는 책이다. 또 집단 따돌림의 불안 속에 자녀 학교 보내기가 불안한 부모들에게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교사에게는, 준비되어 있지 않던 방귀 라는 돌출 소재를 가지고도 '방귀가 심심했나 보다','방귀=물푸레 나무 꽃향기'의 정서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교육의 방법 또한 무궁 무진하다는 희망을 준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더불어 교육은 이런 것이고 학교는 이래야만 한다는 흐뭇한 정경이 가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