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나 저제나 비를 기다리느라 잠을 설쳤다.
여기와서 날씨예보가 기가막히게 맞는구나 싶었는데
한 번은 어긋나주나보다. 자기 전에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를 읽다가 잠들었는데 중간 중간 잠이 깰때마다 읽었다.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와 건축주 진 도모노리가 함께 쓴‘
‘세계적 건축가와 작은 시골 빵집주인이 나눈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건축이야기‘

‘<집을, 순례하다>의 저자이자 저명한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에게 어느 날, 홋카이도의 빵집주인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됩니다. 밀을 빻고 장작을 패고 빵 가마에 빵을 굽는, 소박한 자신의 빵을 만들고 싶다는 실제 의뢰편지였습니다. 건축가는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리고 답합니다. 설계비용의 절반을 빵으로 받고 싶다고. 그 후 한 달에 두 번씩 나카무라 건축사무소는 향기로운 빵 냄새로 가득 찹니다. 이 빵은 건축사무소가 없어질 때까지 보내겠다는 빵집주인의 약속과 함께‘

책표지에 이 책의 정체성이 다 표현되어 있다. 이 책은 건축주와 건축가가 나눈 2년간의 편지, 도면 스케치, 사진이 주 내용인 200쪽 남짓의 건축일지이다. 홋카이도 시골빵집 주인인 진 도모노리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팬이었다. 이미 그의 책을 다 읽고, 그의 스타일대로 손수 집을 짓고 살던 반 건축가였던 셈. 그래서 2년간의 작업공정 중에도 별 갈등이 없었고 오히려 교감하며 스스로의 생각들을 확인하고 지지하며 일을 진행해 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진 도모노리는 나카무라가 지은 꿈의 공간에서 잠을 자보기도하며 성공한 덕후가 되었다. 진 도모노리는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집을 지어산다는 꿈도 가지고 있고 이미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친구인 미타니 류지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다.

‘미타니 류지는 나가노현 마쓰모토 시에 사는 목공 디자이너로 일상생활에서 쓰는 나무그릇을 만들고, 전국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인기작가‘이다. 라는 부분을 읽으며 마쓰모토라는 지명이 눈에 훅 들어왔는데 나가노현의 마쓰모토는 이름에 소나무 송자가 들어가는 만큼 나무가 흔한 산지이고 세계적인 미술가 쿠사마 아요이고향이기도 해서 쿠사마 아요이미술관이 있는 곳이다.

마쓰모토에서 먹은 메밀소바 맛을 잊지 못해 한 번 더 가고 싶은 맘이 있었는데 다시 간다면 미타니 류지의 작품들도 찾아봐야겠다.
나로서는 취저의 책이라 재밌게만 읽었는데, 실제 집을 짓고 싶은 생각이 있는 독자들에겐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겠다. 단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을 보는 것이 순서겠다. 나카무라의 책은 꽤 번역이 많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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