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산책은 좀 멀리 돌자 마음 먹고 길을 나섰다.
전날 지도를 보며 어림해둔 길은 2시간 코스.
작은 오름 하나를 넘는 길이 공사 중이어서
둘레길로 접어들었다가 좀 고생을 했다.

갑자기 길이 없어진 것, 밭을 가로지르고 밭담을 넘고 하느라
운동화가 엉망이 된 걸 모르고 성게미역국이나 먹을까 하고 들어간 식당에서 쫓겨났다. 청소 해놓은 바닥에 흙신을 신고 들어왔다고
기겁을 하셨다. 뒷마당가서 신발을 씻고 오라는데
어찌나 질색을 하시는지 기분이 상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분한 마음에 호박 두부 넣어 된장국 끓이고
하지감자 강판에 갈아서 감자전 하고
숙주와 부추를 데쳐서 나물도 하고
한 상 차려서 아침을 먹었다.

그래도 분이 안풀리네. 아줌마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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