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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67
월트 휘트먼 지음, 허현숙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평점 :
《풀잎》(열린책들, 2011)은 "지금 이상의 완벽함은 없을 것이며, 지금 이상의 천국이나 지옥도 없을 것이다."며 오늘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다. 월트 휘트먼은 내가 자기 본래의 모습을 유지해야 현재를 즐거이 받아 들일 수 있고 즐거움을 기다릴 수 있다고 한다. 「나 자신의 노래」에서 시인은 오랫동안 경멸받을 만한 꿈을 키워왔더라도 괜찮다며 자신이 기꺼이 우리 "눈에서 눈곱을 씻어" 줄 거라며 눈부신 빛과 삶의 모든 순간으로 자신만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속삭인다. "실패해도 계속 용기를 가져라."고 다독여준다. "내가 사랑하는 풀에서 자라나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오물에 맡긴다."며 가장 낮은 곳 "구두창 밑에서" 자신을 찾으라고 한다. "나는 당신을 기다리는 곳에서 가만히 서" 있겠다고 한다. 시를 통해 위로 받는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사진 출처: http://digital-archives.ccny.cuny.edu/exhibits/whitman/book
월트 휘트먼은 또한 모든 진리는 모든 사물 속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사소한 것들 또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대단하다며 「직업을 위한 노래」에서 빛과 그림자, 모든 원칙, 모든 정치와 문명, 모든 건축과 음악의 존재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노래한다. 그리고 행복은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하며 가장 사랑스러운 것을 찾으며,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서... 다른 시간이 아니라 바로 이 시간의 행복을 또한 찾으며,
당신이 맨처음 만지거나 만지는 사람... 늘 당신의 친구나 형제나 가까운 이웃에서 남자를... 당신 어머니나 연인이나 아내속에서 여자를, 그리고 남자들과 여자들에게 양보하며 그 밖의 잘 아는 모든 이들을.
얼마나 많은 기쁨이 있는지 생각하기!
하늘을 보며 기뻐한 적 있는가? 시에서 기쁨을 얻은 적 있는가?"
월트 휘트먼은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저녁에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머무는 것으로 충분하며, 아름답고 호기심에 찬 숨 쉬고 웃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그들 사이를 지나가는 것, 어느 한 사람을 만지는 것, 그나 그녀의 목에 나의 팔을 잠시 가볍게 두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걸 말이다. 알고 있지만, 가끔 잊고 지낸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이 이상의 기쁨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풀잎>에 실린 「나의 신화들은 위대하다」의 구절을 빌려 말하고 싶다. 위대하다, 시인이여! 구체적이고도 신비롭다. 어디서든 누구라도. 위대하다, 시여! 그것들은 또한 내 기쁨이라고. "삶이 모든 부분을 함께 묶고 있듯 분명 죽음은 모든 부분을 함께 묶는다. 별들이 빛 속으로 녹아든 후 다시 돌아오듯, 분명 죽음은 삶처럼 위대하다." 시 또한 이 모든 것들처럼 위대하다.
나는 이야기꾼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은 시작과 끝에 관한 이야기, 그러나 나는 시작이나 끝에 관하여 말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것 이상의 시작은 결코 없었고, 지금 이상의 젊음이나 늙음도 없었다, 또한 지금 이상의 완벽함은 없을 것이며, 지금 이상의 천국이나 지옥도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의 노래> 3에서
나는 내가 존재하는 것 그대로 존재한다, 그로써 족하다, 이 세상의 다른 누구도 내가 만족스럽게 앉아 있음을 의식하지 않는다 해도, 또한 모두가 하나같이 의식한다 해도 나는 만족스럽게 앉아 있다.
한 세상이 알고 있는바, 이제까지 나에게 가장 큰 것,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오늘 나 자신이 되든지 만 년 혹은 수백만 년 후에 그리 되든지, 나는 지금 그것을 즐거이 받아들일 수 있다, 혹은 똑같은 즐거움으로 기다릴 수 있다. -<나 자신의 노래> 20에서
나는 영원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내 표식은 비옷과 좋은 신발과 숲에서 자른 지팡이다, 내 친구 중 누구도 내 의자에서 편치 않다, 나는 의자도 교회도 철학도 없다, 나는 저녁 식탁, 도서관, 대화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각의 남자와 여자들을 나는 작은 언덕으로 이끈다, 내 왼손은 당신의 허리를 빙 두르고, 내 오른손은 대륙의 풍경들과 평평한 대로를 가리킨다.
나도, 다른 누구도, 당신을 위해 저 길을 여행할 수 없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그 길을 여행해야 한다. -<나 자신의 노래> 46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당신은 경멸받을 만한 꿈을 꾸어 왔다, 이제 내가 당신의 눈에서 눈곱을 씻어 주니, 당신은 눈부신 빛과 당신 삶의 모든 순간으로 당신 자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이미 오랫동안 당신은 흐릿하게 시들어 왔다, 해안가에서 널빤지 하나 붙들고, 이제 내가 당신을 용감히 헤엄치게 하리라, 바다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다시 솟구쳐 나와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쳐라, 웃으며 당신의 머리칼을 흔들어라. -<나 자신의 노래> 46에서
내가 사랑하는 풀에서 자라나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오물에 맡긴다, 당신이 다시 나를 원한다면 당신의 구두창 밑에서 나를 찾아라.
당신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코 알지 못하리라,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건강을 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피를 거르고 섬유질을 공급할 것이다.
처음에 나를 뽑는 것에 실패해도 계속 용기를 가져라, 한 곳에서 나를 놓쳐도 다른 곳에서 찾아라, 나는 당신을 기다리는 곳에서 가만히 서 있으니. -<나 자신의 노래> 52에서
당신은 멀리 찾아갈 것인가? 당신은 분명 결국 돌아올 것이다, 당신에게 최선으로 알려진 것에서 최선의 것이나 최선과 다를 바 없는 것을 찾으며,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하며 가장 사랑스러운 것을 찾으며,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서... 다른 시간이 아니라 바로 이 시간의 행복을 또한 찾으며, 당신이 맨 처음 만나거나 만지는 사람... 늘 당신의 친구나 형제나 가까운 이웃에서 남자를... 당신 어머니나 연인이나 아내속에서 여자를, 그리고 남자들과 여자들에게 양보하며 그 밖의 잘 아는 모든 이들을. -<직업을 위한 노래> 6에서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저녁에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머무는 것으로 충분하며, 아름답고 호기심에 찬 숨 쉬고 웃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그들 사이를 지나는 것... 어느 한 사람을 만지는 것... 그나 그녀의 목에 나의 팔을 잠시 가볍게 두르는 것...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인가? 나는 더 이상의 기쁨은 요구하지 않는다... 나는 그속에서 마치 바닷속에서인 양 헤엄친다. -<나는 전기 띤 몸을 노래한다> 4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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