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에 읽는 치유의 시 50 - 정신과 전문의 노먼 로젠탈이 건네는 마음 처방
노먼 로젠탈 지음, 고두현 옮김 / 토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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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감상입니다


불면과 시. 두 가지 키워드에 책을 골랐다.

정신과 전문의가 치유 효과를 고려하여 몰두하고 분석해 처방한 시들이라는 점에서 이 시의 묶음은 흥미로웠다.

불면의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정도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나는 우울증 상태일 수도 있다 여긴지는 꽤 오래되었다.

실제로 불면을 겪고 있고 시 또한 좋아하기에 정신과 전문의가 마음 치료를 위해 선정한 시는 무엇인지, 그 시는 어떤 역할로 마음 치유에 기여할지 매우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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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랑과 상실, 내면의 눈, 인간의 경험, 삶의 설계와 의미에 대한 탐구, 밤으로 들어가며'의 총 5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에게 맞는 시를 제공했다라기보다는 시가 주는 감정에서 우리가 회복을 느낄 수 있을 부분들을 탐구했다 보였고 그 시를 대하며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회복점을 정리한 하나의 처방전 같기도 하다.

세부 구성은 '한 편의 시 ㅡ 시의 묘사와 자극에 대한 탐구 ㅡ 마음 처방의 어떤 항목을 보아야 할지 가이드 ㅡ 시인과 시에 대한 정보'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부분인 시인과 시에 대한 것은 어느 시대 작품인지 어떤 초점에서 시가 지어졌는지 어떤 사유가 남겨져 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어 또 다른 공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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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문마다 시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1부는 제목처럼 사랑과 얽힌 감정 중 잃어버린 감정을 비워내지 못한 마음의 상태를,

2부는 자존감의 부서짐. 내면에 남은 사회적 고민이나 실패의 기억을,

3부는 억압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감정의 우울감과 분노 혼란을,

4부는 삶의 방향을 5부에는 자연스러운 소멸인 죽음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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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책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시는

시편이나 존 키츠 - 채프먼의 호메로스를 처음 읽고도 생각나지만

첫 시를 장식한 One art. 한 가지 기술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리즈. 그리고 키플링의 만약에였는데 여전히 타인과의 관계나 타지에서 느껴온 고립감 속에

끊임없이 나는 어떤 인간인가?를 되묻는 현재 나의 마음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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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저 몸이 피곤해서 못 자는 사람이 아닌..

내면 깊이 박힌 상처, 아물지 않은 마음, 혼란스러운 삶의 방향 등 다양한 이유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에 읽을 시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상처와 고민 속에 이어진 생각의 굴레에서 어떻게 잘 견뎌 낼 수 있을지

실로 대단한 시인들의 시구절 속에 깃들어 있는 영약과도 같은 한 줄기 위로를 잘 탐색해 볼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을 위한 처방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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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소개받고 그 시의 성분(?)까지도 처방받은 어떤 밤

시의 심상이 나에게 닿아 지친 내면을 일부 치유할 수 있다면

비단 책에서 제시되지 않은 시라 하더라도 혹은 꼭 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한마디 말이, 어디선가 문득 읽어낸 한 문장의 글귀가 사람의 마음을 눈 녹듯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일상의 기적을.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미 알고 있기에 시의 치유력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때 어떤 노래를 떠 올리듯 진정성이 깃든 시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정신의학의 만남이 나에게는 신선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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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스키의 모든 것 - 증류소 탐방부터 100여 종의 테이스팅 노트까지 위스키 마니아를 위한 단 하나의 가이드
브라이언 애시크래프트 지음, 이주민 옮김, 우에다 이즈히코 사진, 가와사키 유지 테이스팅노 / 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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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요리 도서 축제로 미식 관련 도서를 선정하는 구르망 월드 쿡북 어워즈 수상 도서

책 '일본 위스키의 모든 것'을 만나봤다.

책을 받자마자 도톰한 하드커버에 위스키 사진도 많이 담겨 있는 컬러 인쇄가 벌써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스키는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늘 궁금한 것도, 공부할 것도 많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양주라고 불리듯 일본에선 서양 술을 '요수'라고 한다던가

'미즈나라'는 캐스크의 재료가 되는 것이 일본 참나무 품종이라는 것. 당화, 당화조, 몰트스터, 스피릿, 스피릿 세이프, 차링 등 자주 쓰이는 위스키 용어들의 의미도 알 수 있어 재미있었고 (*용어-각주처럼 책 말미에 모아둠) 본문에 해당하는 일본 위스키의 역사, 전통주 사케와 쇼추, 각 위스키 제조 과정, 유명하고 일본에선 전설적인 존재의 증류소 소개까지 총 150쪽 미만의 책이지만 꽤 알차게 담겨있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증류소들은 평소 이름만 들어왔던 산토리의 야마자키 증류소, 에이가시마주조 화이트 오크 위스키 증류소, 닛카 요이치 증류소, 지지부 증류소, 기린 후지 고텐바 증류소, 하쿠슈, 산토리 가쿠빈, 히비키까지 핵심적이고 유명한 증류소들 위주로 소개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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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됐던 부분이었던 테이스팅 노트는

일본 위스키 리뷰어 가와사키 유지(Kawasaki Yuji)의 것으로 2013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독립적인 노트를 사용해온 유명한 리뷰어라고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그의 노트는 닛카, 혼보주조, 기린 위스키와 평소 잘 몰랐던 벤처 위스키 15종을 포함한 100여 종 가까이 되는 테이스팅 노트였는데

하나의 테이스팅 노트를 예로 들어 '하쿠슈 싱글 몰트 12년'이라면

"장마철 맑은 날의 숲 냄새. 나무의 생명력이 가득하고 팔레트에서는 달콤하고 덜 익은 풍미가 느껴진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그 풀 향 노트가 씻겨 내려가면서 편안한 우디 향의 피니시가 긴 여운을 남긴다."의 표현으로 감각적이면서도 그 맛을 짐작하기 유연하게 쓰여있다.

물론 누군가의 테이스팅 노트가 하나하나 다른 사람들의 모든 입맛에 100% 맞기야 어렵겠지만

와인이나 커피의 그것처럼 수많은 위스키를 모두 맛보고 살 수도 없기에

위스키 테이스팅 노트 역시 좋은 참고가 된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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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p 62에 실린 히비키 라벨 디자인에 쓰인 캘리그래피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디자이너로 살기에 그 스토리가 더욱 공감됐다.

라벨의 디자인으로 어쩌면 그 술의 이미지, 맛조차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한자로 쓰는 라벨 디자인은 역시 의미가 컸다.

히비키 라벨에 쓰인 글씨를 볼 때면 세심하면서도 힘 있는 붓놀림, 획이 주는 리드미컬한 느낌이 있었다.

책에서도 말하듯 고가의 일부 위스키에 일본 전통 종이를 사용하는 것, 대부분 영어 라벨인데 한자 캘리를 사용함으로 인한 산토리 위스키가 '일본산'이라는 확실한 브랜딩 방법이라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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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고도로 발달된 Ai 툴이 많아 위스키나 역사 검색만 해도 자료는 넘쳐 나겠지만

오랜 시간 삶과 함께 해온 글과 사진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일은 구매 가이드 이전에 위스키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겐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말이지 다양한 위스키들 속에서 어떻게 일본이 일본만의 위스키 문화를 성장시켜왔는지,

한병의 위스키, 그 한잔에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현재뿐만 아니라 일본 위스키의 미래는 또 어떻게 조망할 수 있을지 평소 일본 위스키 애호가라면 꼭 만나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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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ㅣ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손현주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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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1882년에 태어났고 필자는 1982년에 태어났다.

내가 아니더라도 100년도 전에 쓰인 그녀의 글은 지금의 우리에게 여전히 큰 감흥과 여운을 주고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녀의 책은 읽고 싶은 책의 목록에 늘 있었는데

'보편적 관용구'라는 말처럼 평소 내게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이면서 또 하나의 장르와 분위기로 생각됐다.

너무 유명한 에세이지만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당대의 의미를 헤아리지 못하는 나의 짧은 지성,

수많은 번역된 책을 보면서 과연.. 어떤 책을 선택해야 좋을지 혼란하는 것만으로도 선택에선 지나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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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간된 자기만의 방 손현주 님의 번역본은 책 소개 내용에

번역의 초점이 '읽는 이의 진입 장벽은 낮추는' 것이라는 소개에 드디어 나도 책을 만나게 됐다.

나에게는 울프를 경험할 수 있다는 묘한 사심을 제외하고도

현재 프리랜서로 일을 하며 겪는 마음, 한국 장녀로 살아온 시간, 삶의 경제적인 틀을 반추하는 중년이 된 지금 나에게 어쩌면 딱 읽기 좋지 않을까? 하는 필요의 기대감도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이나 '등대로' 같은 다른 초기 작품들을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같이 실린 초기작인 '조안 마틴 양의 일기' 속 조안 마틴은,

자기 주도적인 여성의 삶을 일기처럼 써낸 이야기. 무엇보다 지적 욕망이 높고 감수성이 있는, 사회가 정한 여성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한 인물이었는데

다른 시공간의 여성임에도 같은 결의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80년대를 살아온 나에게도 수십 년 전 '나만의 작은방'은 꿈이자 로망이자 자유, 해방이었다.

이미 독립한 후에도 집에서 일을 이어가는 지금은 또 다른 '자기만의 방'이 필요했다.

공간은 물리적 여백으로서의 공간보다는 자의식을 가진 여자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약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해야 할까. 정신적 정서적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일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내가 나의 역할로 존재하는 것과,

타인과 사회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계속해서 부딪히는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에서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그것 이상의 더 많은 생각을 이끌어 냈다.

불안과 경제적인 문제 속에서 현실적으로 고민을 해본 여자라면 엄마가 아닌 한 여자의 삶에 대한 유연하고도 깊고 예리한 고뇌. 그것이 책에 담겨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깊고 깊은 울림을 준다.

​

책의 그 어떤 말보다

상속받은 후, '돈과 경제적 자본이 삶의 다른 측면을 제외하고 자신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데 기여했다'는 말이 그 누구에게 아무것도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라는 말이, 결국 가장 와닿는다.

많은 천재들과 작가들이 여성의 시간, 여자의 글쓰기, 시대와 다른 나에 대한 사색과 사유를 이토록 깊게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내가 겨우 이해하는 만큼, 작은 안녕감을 느끼며 글을 줄인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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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식물학 - 이름은 알지만 사연은 몰랐던 105가지 꽃과 풀의 속사정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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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돌아오는 초록의 봄

풀과 잡초 사이와 돌 틈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들의 이름이 궁금해진 것은

40이 지나서 인 것 같습니다.

꺾어 선물하는 꽃다발에 사용되는 몇몇 꽃을 제외하면 사실 꽃들의 이름조차 아는 것이 없더군요.

4월이 끝날 무렵 여기저기 만발하는 유채와 벚꽃을 보고 돌아온 날 우연히 방구석 식물학 책의 목차와 소개를 보고 다양한 꽃들의 이름도 궁금했지만 알고 있는 꽃에 얽힌 이야기가 더~ 궁금하여 읽고 싶었습니다.

​

책을 펼치고 1번으로 나온 꽃 큰 개불알풀은

정말 재미있게도 책 도착하기 며칠 전 걷던 산책로에서 만나 귀여워서 찍어둔 사진이 있었는데

학명이 Veronica로 한글이름과는 또 다른 기독교 여성과 그리스도의 기적에 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달맞이꽃, 겨우살이나 유채 같은 들판의 풀꽃으로 이뤄진 1장과

아네모네, 글라디올러스, 작약, 금목서, 투구꽃 등 신화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정원의 꽃 이야기로 이뤄진 2장.

가장 흥미로왔던 3장, 이름은 어디서 들어봤지만 사연은 당연하게도 더 몰랐던 꽃집 꽃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3장을 모두 다 하면 꽃의 수는 105가지.

원자폭탄이 투하된 자리에 선명하게 피었다는 협죽도, 희망을 잃어버린 자리에도 피어나는 여름의 그 꽃과

재미있게 보았던 해리 포터에서 조카를 힘들게 한 이모의 이름이기도 했다는 피튜니아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네요. 피튜니아는 꽃말이 2가지였는데 "당신과 있으면 맘이 편안해진다"라는 것과 "방해꾼"으로 다양한 무늬만큼이나 알쏭달쏭 한 느낌이 들더군요. 피튜니아 같은 경우 펜지랑 많이 헷갈렸었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완연히 다른 꽃이더군요. 여태 펜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피튜니아여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꽃들의 이름과 꽃말이나 이름에 얽힌 짤막한 이야기는 너무 길지 않아 오히려 가볍게 보게 되고

남는 여운은 독자의 몫으로, 꽃의 사진은 없어도 가늠할 만한 일러스트로 담겨 있어

나만의 꽃 노트가 되기에 좋았습니다.

베란다나 집의 정원에 나만의 꽃과 식물을 가꾸는 분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이름하여 '식집사'라고들 하던데

식집사까진 아니지만 작은 다육이도, 수초도, 이름 모르는 들판의 잡초도 좋아하는 저에게는 꽤 귀엽고 러블리한 도서였네요.

가까이에 있지만 늘 몰랐던 꽃들의 이야기, 풀을 사랑하는 초록을 사랑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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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 릴케 시 필사집 ㅣ 쓰는 기쁨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생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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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이름조차 낭만의 갈래로 생각되는 20세기 서정 시인 릴케

릴케의 시를 만나는 일만도 제겐 설렘인데 그의 시를 쓰도록 만들어진 책이라고 해서 택배가 오는 동안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드디어 도착한 연보랏빛 필사 책.

흰 물감에 갓 피어난 여린 제비꽃물을 얹은 듯한 컬러의 하드커버 릴케 시 필사 책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책은

1부 술꾼의 노래, 2부 깨어 있는 숲이여, 3부 오래된 집 안에서, 4부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로 구성되어 있는데

들어가는 추천사와 차례를 담은 10장 미만을 제외하고는 책의 끝장에 다를 때까지

모든 시를 한 번씩 써 볼 수 있도록 오롯이 필사를 위해 마련된 공간

시가 왼쪽에 있고 글쓰기에 수월한 오른쪽으로 공간을 배려한 것도 세심하다 생각됐네요.

왼손잡이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겐 시를 보며 쓰기에도 좋았습니다.

릴케 시 필사 집을 받고 나서 기존에 있던 아침 루틴에 이것을 넣었지요.

물 한 잔으로 몸을 깨우고 머리와 손은 필사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반복.

책상에 앉아 자세를 고쳐잡고 마음 가다듬으며 릴케의 시를 한자 한자 한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매일매일 필사를 시작해 보니

그의 글이 더 잘 새겨지는가 싶다가도

그저 쓰는 것 자체에 몰두 되기도 하여

잠시 멈춰, 다시 읽고 또다시 적고.

내 글씨로 적은 것을 한 번 더 읽기도, 한 번 더 쓰기도 하게 되더군요.

시와, 시를 쓰며 느끼는 행동의 시간만으로도 필사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릴케 시 필사 책의 커버에 쓰인 "쓰는 기쁨"이 이런 것인가 생각해 보기도 했답니다.

필사를 늘 해보고 싶다 생각해왔던 분, 여러 번 생각했지만 막상 쓰려니 무엇이 좋을까 고민했던 저와 같은 분들에게는 시의 섬세하고도 잔잔한 울림이 활자로 기록해보는 기쁨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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