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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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치유, 성장의 감동이 있는 『나보다 불행한 아이』



주인공 '찬'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가족이 된 형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상하고 좋은 부모님의 돌봄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찬이는 또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어 공부든 뭐든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이다. 어느 날 찬이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던 아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게 되었다. 찬이는 달아를 의심했다. 그랬는데 달아는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달아를 원망스러워하는 찬이. 게다가 찬의 형은 아빠와 갈등을 빚고 결국 집을 나갔는데 찬은 다 자신 때문인 것만 같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겉보기에 일상으로 돌아왔는가 싶어도 찬이 만큼은 그러지 못하는…  찬은 형이 돌아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그 기도를 들었을까. 찬의 형은 돌아왔다. 아무렇지 않게. 더 어른스러운 형으로. 찬은 기쁘지만 기쁘지 않은데...... 


찬은 느끼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형의 존재감이 찬의 존재감보다 더 크다는 것을.  (p.97)


또 다른 주인공 '달아'는 미혼모의 딸이다. 새아빠가 있었지만 엄마와의 갈등으로 떠났고 엄마는 술만 마시며 우울증을 앓게 된다. 배다른 남동생 유지를 돌보고 철이 일찍 든 달아는 옆집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엄마가 있지만 엄마의 자리는 비어있는 것만 같다. 옆집 아주머니가 이사를 가면서 주민센터에 신고해서 사회복지사와 공무원이 집에 방문하게 되는데.. 그 분들의 설득으로 엄마는 치료센터에 들어가기로 하고, 달아와 유지는 달아의 친아빠의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댁에 머물러있기로 한다.. 


아무것도 달아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었다. 어른들은 하나같이 잔인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p.70) 


교회에서 달아와 찬은 만났고 우연하게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다. 비밀을 공유했기 때문일까 둘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달아는 자신이 가장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찬이의 비밀을 듣고 나니 그렇지 않다고 안도감과 동시에 위로를 받는다. 참.. 어떻게 보면 너무나 이해되는 찬과 달아의 심리. 


찬은 달아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마치 한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부모님에게도, 형에게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이후로 찬은 이따금 달아가 차갑게 대해도 자신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달아에게도 찬은 특별한 친구일 거라고 생각했다.  (p.55)?



『나보다 불행한 아이』는 비단 달아와 찬의 성장통만을 그린게 아니다. 달아와 찬이를 통해 주변의 어른들이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달아의 엄마는 남편과 이별 후 알콜에 의존하고 우울증을 핑계로 모든 것을 놓아버렸던 자신을 치료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달아와 유지를 맡아 함께 살게 된 할머니는 해본 적 없는 집안일을 하며 서툴지만 아이들과 적응하며 지낸다. 달아와 유지와 함께하는 날들이 쌓이면서 그간의 체면이나 자존심을 버리고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집을 나갔던 찬이의 형은 모범생인 찬이를 의식하고 반항한 김에(?!) 집을 나갔다가 오랜 방황을 끝내고 집에 들어온 장면은 내가 속이 다 후련... ㅋ  나는 할머니의 변화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뭉클하기도 하고 흐뭇하게 느껴진 모두의 성장이 웃음짓게 만들었다. :D 


"아깝지 않으세요? 기회를 놓친 게……."
"유명한 사람으로 남을 기회 말이니?"
"그 당시 나는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 그것으로 인해 너무 소중한 것을 잃었어." 
"소중한 거라면?"
"처음엔 자유를 잃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나는 나 자신을 잃었던 것야."
"다른 사람에게 찬사받기 위해 내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거지."
"소설을 쓰는 진짜 이유가 뭔지 아니?"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거란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기 때문에 소설은 곧 나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나는 나를 잃어버렸단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 가짜 명성을 유지하고 싶었던 거지."  (p.134)



불행으로 시작(?)했지만 행복이 남은 이야기.. 상처가 있는 아이들의 성장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다. 어른의 성장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공감과 치유의 이야기가 담긴 청소년 문학 『나보다 불행한 아이』 .. 재미와 공감, 감동까지 읽어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  오랜만에 좀 예쁜 감동을 만난 책......  :D 



#나보다불행한아이 #유니게 #문학과지성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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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칠 때는 멋지게 아플 때는 당당하게
강석빈 지음 / 청년서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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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상처받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 『다칠 때는 멋지게 아플 때는 당당하게』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 같다. 그 상처의 크기가 크든 작든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상처에 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거고 반대로 당당하게 이겨내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상처는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그 아픔을 발판으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상처로 만들어진 시련, 슬픔, 불안을 받아들이고 당당하고 용감하게 나아가라 한다. 그러면 그 힘으로 더욱 빛날 당신이 되어 있을 거라고. 


솔직히 말은 쉽지만 감정에 휘둘려 나도 모르게 지하 밑바닥으로 기어들어가곤 하는데.. 마음껏 아파했었어야 했는데.. 똑바로 고개 들고 이겨냈었어야 했는데.. 나는 그깟 상처에 지는 사람이었다. 한참이 지나 고개를 들 수 있었는데.. 지난날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별것도 아닌데.. 이겨냈었어야 했는데.. 그때 딱 만났다면 정말 좋았을 책 『다칠 때는 멋지게 아플 때는 당당하게』 


공감 페이지가 많아 플래그 잇 파티. 그중에서 최고 공감되는 문장을 언급해 본다면.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바보가 된다더니, 과연 맞는 말이다. 준비가 길어지면서 겁만 더 집어먹게 되고, 마지막은 자기 합리화로 끝나 버리기 일쑤니까. 부끄럽지만 내가 실패한 모든 계획은 늘 계획 단계에서 그르쳤다. 무조건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태도가 나름대로 참 멋지고 프로 같은 마인드라 생각했으나, 길게 보면 오히려 그놈의 완벽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p.23~24) 


☞ 이에 저자는 말한다. 「글을 써야 하면 카페로 달려가고, 영상을 찍어야 하면 카메라부터 켠다. 물론 어떤 글이 나올지, 어떤 영상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우선 시작부터 하는 것이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다시 수정하고 찍으면 그만이다.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겁만 많아질 뿐, 조금 더 자신을 믿고 어디든 뛰어드는 용감한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p.25) 」라고.... 


와. 아니. 내 얘기가 왜 여깄죠. ㅋ 너무 똑같아서 할 말을 잃음... ㅋㅋ 내 최고 문제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인데.. 여전히 잘 실행되고 있지 않은데.. 용감해지고 싶다...!! 생각이 많은 것도 문젠데 정말. 올해는 이미 그른 것 같고. 내년에는 정말 좀 과감해야겠다는 다짐을.. ㅎ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어른이 되는 거라면 어른이라는 게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한 번이라도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작은 상처에도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던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왜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머릿속에 계산기만 돌아가는 걸까. 사람들은 이걸 지혜라고 하던데,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p.107)


굳이 의미 없이 찾아온 순간에 의미를 붙여 불안해할 이유는 없다. 모든 문제가 반드시 해결법을 찾아야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다 해결된다. 무엇이든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소한 일에 일일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  (p.135)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은 20대에 미리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30대도 읽어보면 좋겠다. 왜인지 내 주변에는 어른이 없었다. 그냥 스스로 눈치껏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읽는 내내 미리 알았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조언을 담은 다정한 말을 해준 어른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없었기 때문에.. 책으로라도 다정함을 빌려볼걸.. 그땐 왜 책의 힘을 몰랐을까.. 하는 지난날의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러니까.. 어른의 선에 서 있다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진심으로요!)  물론 이미 상처에 지고 있는 사람도, 질(?) 것 같은 사람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D  우리 아프더라도 당당하자요. (나 아프오! 하고.) 


새해 선물 강추. 대학생이 된 친구들에게, 사회 초년생에게, 특히 20대, 30대의 누군가에게.. 그리고 뭐 모든 이들에게... ㅋ 힘이 필요할 때, 이미 지쳐있다가 일어나야 할 때, 쓴소리 아니 다정한 위로, 시원한 말 한마디가 필요할 때 읽어보시길..!! :D 


#다칠때는멋지게아플때는당당하게 #강석빈 #부크럼 #청년서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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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1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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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의 수상한 수의사, 그 비밀은?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사람과 소통을 어려워하는 아키. 어려서부터 누군가와 눈을 못 마주치기도 했던 아키는 수의사가 된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물병원을 물려받은 아키는 사람들과 소통이 여전히 어려워 진료할 때는 아픈 동물 외에는 아무도 진료실에 못 들어오게 했다. 보호자는 의아해하지만 아키의 진단이 정확했기 때문에 동물 병원은 찾는 손님은 늘어갔다. 


동물의 목소리는 당연히 아키에게만 들린다. 옆에서 보면 정신나간 사람의 혼잣말이다. 이것이 바로 보호자의 진료실 출입을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p.14)


아키는 동물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은 동물들의 생각 속 이미지까지 읽어내기도 하는데.. 동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으로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돕기도 한다.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데즈카. 그는 대학원에서 동물행동학을 연구 중인데 새끼 고양이로 인해 아키와 점점 친분을 쌓아가게 되고.. 사람과는 어색해하는 아키를 신기해한다. 심지어 진료 중일 때의 모습을 슬쩍 보아서인지 아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아키도 그렇지만 나는 함께 일하는 간호사 유키도 좀 신기했는데... 정말 많은 동물들과 함께 살며 동물들을 케어하며 일을 하고 집의 일부를 개조하면서까지 동물들을 받아들인다. 오.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그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아키도 그렇고 유키도 그렇고. 신기할세. ㅎ 


동물들을 구조하고, 임시 보호하고 입양까지... 동물들이 처한 사정을 딱하게 여기고 도와주는 아키가 신기하고 아키의 진료방식을 살짝 엿본 데즈카와의 케미. 데즈카는 새끼 고양이로 인연이 된 아키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고 궁금해하지만 그저 묵묵하게 아키를 도와주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어딘가 의문스러운 인물인 것 같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냥 동물을 사랑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다. 


상사병에 걸려 자꾸 집을 나가는 부엉이의 사랑 찾아주기, 수달 형제의 대저택 집 찾기 등 특이점이 온 동물 친구들의 에피소드와 아키의 능력이 만나니까 속이 좀 시원하면서도(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으니까...:D) 흥미로웠다. 상상병에 걸린 부엉이라니.... ㅋ 그리고 데즈카가 구해준 새끼 고양이 메로가 데즈카의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게 도와줄지 너무나 궁금하다. 완벽한 엔딩이 아닌거 보니까 두 번째 이야기가 나올 것만 같은 엔딩인데... 어찌되려나.. :) 


사람을 대하는 건 어렵지만 동물과의 소통이 더 좋고 편안한 아키의 모습이 조금은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아키가 가진 능력을 떠나서 어쩐지 나도 이제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편하게 느껴진달까.....하하...) 사람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오래 걸리는 아키와 데즈카의 에피소드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동물에 대한 책임감,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메세지가 담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는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은 그런 상상 한 번쯤은 해본 사람이라면 재밌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D 


#마음이들리는동물병원 #타케무라유키 #북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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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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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관계 그리고 소통의 이야기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홀로 송이를 키우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엄마. 송이는 그런 엄마의 휴대폰에서 '북극곰'과 나눈 메세지를 보게 된다. 엄마에게 쌓여가는 송이의 불만과 부정적인 마음.. 제대로 엄마와 이야기해보지 않고서 송이는 엄마의 연애를 반대한다. 그런 과정에서 송이와 엄마의 타협점이 보이지 않아 다소 피로감이 컸던 것 같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면 조금은 괜찮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 자식이라도 너무 엉켜 있으면 안 좋아. 쾌적한 거리감을 두고 제 몫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서로를 위하는 거야. (p.94)


송이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엄마의 입장도 이해되고... 어느 누구의 편을 들기란 어려운 일이었지만...  아니 근데... 한송이 대책 회의 뭐야아.. 아무리 동네 아는 사람들이 한송이를 예뻐하고 친하게 지낸다고 해도 모여서 송이를 위로하고 엄마의 연애 상대인 대호씨를 험담하고… 그런 자리가 어른들의 행동이 그게 맞는건가 싶었다. 흠. 


송이에게 이제 그만 엄마의 연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비록 이혼으로 혼자가 되었지만 자녀의 반대가 엄마의 인생까지 책임질 수는 없으니까.. 또 이혼한다면? 그땐 뭐 엄마가 알아서 해야지.. 만약에 그런때가 오면 송이 너도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냥 적당히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자고… 싫어도 또 계속 마주하며 지내다보면 괜찮아질 날이 올거라고…   으잇. 나 너무 꼰대같은 생각인가…. 끙… ㅋ  이런 마음을 전해도 아마 송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던 건 아닐까.. 어쩌면 마음의 공감이 필요했을건데.. 


"오늘 기린 보러 오길 잘한 것 같아. 기린을 보니 이 세상에서 나만 힘들게 살아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초원의 꿈을 접고 이렇게 현실을 받아내며 살아내고 있는 기린도 있는데……. 어차피 우린, 본향을 잃어버리고 이 낯선 지구에 불시착한 무명성들이니까. 묵묵히 살아내야지."  (p.112)?



주변의 어른들 덕분에 이웃들 혹은 사람과의 관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관계의 소통을 들려주었다. 이야기 끝에는 너무 갑자기 송이가 어른이 되어버린것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송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보여준게 아닐까. 


엄마가 기린을 보면서 그랬잖아. 우리 모두는 지구별에 불시착한 무명성들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도 초원을 잃어 버린 기린과 같아. 어느 날 이 지구별에 불시착해서 살아가는 무명성인데 나한테만 맞추며 살 수는 없잖아. 살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지만 어쨌든, 무명성들끼리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봐야지. 찾다 보면 덜 외롭고 덜 슬프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기린의 눈처럼 맑고 선한 두 눈을 가질 수 있을 걸.  (p.227)


가족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은 소통이 중요하다는 메세지가 담긴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겨울기린을보러갔어 #이옥수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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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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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기록 『숨결이 바람 될 때』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의 서른여섯의 폴 칼라니티. 길게만 느껴졌던 수련 생활이 끝나가고 이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어느 날에. 폐암 4기 판정을 받게 된 그는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환자를 치료하는 사명감 있는 의사가 될 줄 알았는데... 『숨결이 바람 될 때』는 그런 그가 써 내려간 2년간의 기록이다..   


내 인생의 한 장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책 전체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사람들이 삶의 과도기를 잘 넘기도록 도와주는 목자의 자격을 반납하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양이 되었다. 내 병은 삶을 변화시킨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내버렸다. 형형한 빛이 정말로 중요한 것을 비춰주는 에피퍼니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 앞길에 폭탄을 떨어뜨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터였다.  (p.148) 


의사였지만 환자가 되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사느니 계속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다. 폴은 수술실로 복귀하여 레지던트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그런 마음이 가능하지 싶어서.. 놀랍기도 하고.. 나라면 또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 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p.180)


그리고 아내가 인공수정으로 임신 성공하게 된다. 조금은 괜찮은 날들을 보낼 수 있을까 했지만.. 레지던트 수료를 앞두고 암이 더 악화되어 의사로서의 삶은 그만... 놓게 된다.  아아아악... 눈물 눈물... 훌륭한 수술을 마치고 간호사와 나눈 대화에 나 오열... ㅠㅠㅠㅠ  


환자를 덮은 천을 벗겨냈을 때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일한 수술실 간호사가 내게 말을 걸었다. "이번 주말에 당직이신가요, 선생님?"

"아니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오늘 잡혀 있는 수술은 더 없으세요?"

"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어머, 정말 해피엔딩이군요! 일이 정말 끝난 거네요. 전 해피엔딩을 좋아해요, 선생님은요?"

"그럼요. 저도 해피엔딩을 좋아하죠."  (p.211) 


 

점점 더 아픔이 심해지는 가운데 아내는 아이를 출산하게 되고.. 좀 더 많은 날들을 함께하면 좋았을 텐데...  딸이 8개월이 되던 해 폴은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폴이 미처 완성하지 못해 아내 루시가 마지막을 집필하였다.. (흐어.. 그것도 슬퍼...)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을수록 마음이 먹먹해졌다. 결국 의사도 희망이 필요한 존재였다. (p.228)  이 문장이 왜 이렇게 슬펐나 모르겠다. (ㅠㅠ 잠시만 울고 올게요. ) 완전하게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의 모습에 나는 그저 눈물만... 너무 젊은 나이에.. 조금 더 살 수 있는 날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게 아쉽기만 하다. 모든 게 절망스럽기만 하다. 아마 나는 지금처럼 그런 감정들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의연해야지 하면서도 아마 그러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폴은 그러지 않았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 정말 그 말이 맞다..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울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죽음에 대해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살아있는 날들이 얼마나 될지 누구도 모르는 이 삶을.. 덜 후회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이 끝나가고 있는 지금에 읽어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연말 혹은 새해에 의미 있는 선물을 고른다면. 100쇄 기념 에디션이라 또 너무나 예쁘기까지 한 『숨결이 바람 될 때』 을 추천해 본다!   정말 추천. 완전 추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읽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아.. 슬픈데.... 좋았잖아... ㅠㅠ)   



#숨결이바람될때 #폴칼라니티 #흐름출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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