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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9월
평점 :

말과 관계 그리고 소통의 이야기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홀로 송이를 키우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엄마. 송이는 그런 엄마의 휴대폰에서 '북극곰'과 나눈 메세지를 보게 된다. 엄마에게 쌓여가는 송이의 불만과 부정적인 마음.. 제대로 엄마와 이야기해보지 않고서 송이는 엄마의 연애를 반대한다. 그런 과정에서 송이와 엄마의 타협점이 보이지 않아 다소 피로감이 컸던 것 같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면 조금은 괜찮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 자식이라도 너무 엉켜 있으면 안 좋아. 쾌적한 거리감을 두고 제 몫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서로를 위하는 거야. (p.94)
송이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엄마의 입장도 이해되고... 어느 누구의 편을 들기란 어려운 일이었지만... 아니 근데... 한송이 대책 회의 뭐야아.. 아무리 동네 아는 사람들이 한송이를 예뻐하고 친하게 지낸다고 해도 모여서 송이를 위로하고 엄마의 연애 상대인 대호씨를 험담하고… 그런 자리가 어른들의 행동이 그게 맞는건가 싶었다. 흠.
송이에게 이제 그만 엄마의 연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비록 이혼으로 혼자가 되었지만 자녀의 반대가 엄마의 인생까지 책임질 수는 없으니까.. 또 이혼한다면? 그땐 뭐 엄마가 알아서 해야지.. 만약에 그런때가 오면 송이 너도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냥 적당히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자고… 싫어도 또 계속 마주하며 지내다보면 괜찮아질 날이 올거라고… 으잇. 나 너무 꼰대같은 생각인가…. 끙… ㅋ 이런 마음을 전해도 아마 송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던 건 아닐까.. 어쩌면 마음의 공감이 필요했을건데..
"오늘 기린 보러 오길 잘한 것 같아. 기린을 보니 이 세상에서 나만 힘들게 살아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초원의 꿈을 접고 이렇게 현실을 받아내며 살아내고 있는 기린도 있는데……. 어차피 우린, 본향을 잃어버리고 이 낯선 지구에 불시착한 무명성들이니까. 묵묵히 살아내야지." (p.112)?
주변의 어른들 덕분에 이웃들 혹은 사람과의 관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관계의 소통을 들려주었다. 이야기 끝에는 너무 갑자기 송이가 어른이 되어버린것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송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보여준게 아닐까.
엄마가 기린을 보면서 그랬잖아. 우리 모두는 지구별에 불시착한 무명성들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도 초원을 잃어 버린 기린과 같아. 어느 날 이 지구별에 불시착해서 살아가는 무명성인데 나한테만 맞추며 살 수는 없잖아. 살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지만 어쨌든, 무명성들끼리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봐야지. 찾다 보면 덜 외롭고 덜 슬프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기린의 눈처럼 맑고 선한 두 눈을 가질 수 있을 걸. (p.227)
가족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은 소통이 중요하다는 메세지가 담긴 『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겨울기린을보러갔어 #이옥수 #특별한서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