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감과 치유, 성장의 감동이 있는 『나보다 불행한 아이』



주인공 '찬'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가족이 된 형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상하고 좋은 부모님의 돌봄으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찬이는 또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어 공부든 뭐든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이다. 어느 날 찬이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던 아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게 되었다. 찬이는 달아를 의심했다. 그랬는데 달아는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 달아를 원망스러워하는 찬이. 게다가 찬의 형은 아빠와 갈등을 빚고 결국 집을 나갔는데 찬은 다 자신 때문인 것만 같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겉보기에 일상으로 돌아왔는가 싶어도 찬이 만큼은 그러지 못하는…  찬은 형이 돌아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그 기도를 들었을까. 찬의 형은 돌아왔다. 아무렇지 않게. 더 어른스러운 형으로. 찬은 기쁘지만 기쁘지 않은데...... 


찬은 느끼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형의 존재감이 찬의 존재감보다 더 크다는 것을.  (p.97)


또 다른 주인공 '달아'는 미혼모의 딸이다. 새아빠가 있었지만 엄마와의 갈등으로 떠났고 엄마는 술만 마시며 우울증을 앓게 된다. 배다른 남동생 유지를 돌보고 철이 일찍 든 달아는 옆집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엄마가 있지만 엄마의 자리는 비어있는 것만 같다. 옆집 아주머니가 이사를 가면서 주민센터에 신고해서 사회복지사와 공무원이 집에 방문하게 되는데.. 그 분들의 설득으로 엄마는 치료센터에 들어가기로 하고, 달아와 유지는 달아의 친아빠의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댁에 머물러있기로 한다.. 


아무것도 달아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었다. 어른들은 하나같이 잔인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p.70) 


교회에서 달아와 찬은 만났고 우연하게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다. 비밀을 공유했기 때문일까 둘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달아는 자신이 가장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찬이의 비밀을 듣고 나니 그렇지 않다고 안도감과 동시에 위로를 받는다. 참.. 어떻게 보면 너무나 이해되는 찬과 달아의 심리. 


찬은 달아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마치 한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부모님에게도, 형에게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이후로 찬은 이따금 달아가 차갑게 대해도 자신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달아에게도 찬은 특별한 친구일 거라고 생각했다.  (p.55)?



『나보다 불행한 아이』는 비단 달아와 찬의 성장통만을 그린게 아니다. 달아와 찬이를 통해 주변의 어른들이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달아의 엄마는 남편과 이별 후 알콜에 의존하고 우울증을 핑계로 모든 것을 놓아버렸던 자신을 치료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달아와 유지를 맡아 함께 살게 된 할머니는 해본 적 없는 집안일을 하며 서툴지만 아이들과 적응하며 지낸다. 달아와 유지와 함께하는 날들이 쌓이면서 그간의 체면이나 자존심을 버리고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집을 나갔던 찬이의 형은 모범생인 찬이를 의식하고 반항한 김에(?!) 집을 나갔다가 오랜 방황을 끝내고 집에 들어온 장면은 내가 속이 다 후련... ㅋ  나는 할머니의 변화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뭉클하기도 하고 흐뭇하게 느껴진 모두의 성장이 웃음짓게 만들었다. :D 


"아깝지 않으세요? 기회를 놓친 게……."
"유명한 사람으로 남을 기회 말이니?"
"그 당시 나는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 그것으로 인해 너무 소중한 것을 잃었어." 
"소중한 거라면?"
"처음엔 자유를 잃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나는 나 자신을 잃었던 것야."
"다른 사람에게 찬사받기 위해 내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거지."
"소설을 쓰는 진짜 이유가 뭔지 아니?"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거란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기 때문에 소설은 곧 나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나는 나를 잃어버렸단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 가짜 명성을 유지하고 싶었던 거지."  (p.134)



불행으로 시작(?)했지만 행복이 남은 이야기.. 상처가 있는 아이들의 성장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다. 어른의 성장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공감과 치유의 이야기가 담긴 청소년 문학 『나보다 불행한 아이』 .. 재미와 공감, 감동까지 읽어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  오랜만에 좀 예쁜 감동을 만난 책......  :D 



#나보다불행한아이 #유니게 #문학과지성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